「트로트 여왕」 이미자씨 데뷔40주년 기념음반 내

  • 입력 1999년 9월 8일 19시 24분


“어쩌면 이번이 새 음반으로서는 마지막이 될 것 같습니다. 나이도 그렇고…, 이제는 환희와 회한이 모두 추억으로 남는 40년 노래 인생을 돌이켜보고 마무리할 시점이지요.”

‘트로트의 여왕’ 이미자(李美子·59)씨는 8일 데뷔 40주년 기념 음반을 내고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은퇴하는 것은 아니지만 새 노래를 다시 취입할 자신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40주년 기념 앨범은 두 장. 한 장은 이씨가 자신의 노래인생을 소재로 직접 작사한 머리곡 ‘내 노래 40년’ 등 신곡 8곡과 옛 히트곡 8곡이 담겨 있다. 다른 한 장에는 월북 작사작곡가들의 작품 중 해방 전후 히트한 곡들을 이씨가 다시 불러 수록해 놓은 것이다. 이씨는 “우리 노래의 뿌리를 확인하기 위해 기록하는 마음으로 95년 해금된 이 노래들을 불렀다”고 말했다.

“요즘 노래인생을 담은 자서전을 쓰고 있습니다. 10월 중순부터는 서울 부산 등 전국 20개 도시 순회공연도 펼쳐 40주년을 뜻있게 보내려 합니다.”

59년 ‘열아홉 순정’으로 데뷔한 이씨는 40년간 2100여곡을 취입했으며 ‘동백아가씨’ ‘섬마을 선생님’ ‘기러기 아빠’는 60년대 최고 히트곡으로 남아 있다.

이씨는 “이 노래들이 왜색을 띠었다며 당국이 금지시키는 바람에 졸지에 벙어리 가수가 됐을 때 가장 어려웠다”면서 “그래도 노래말을 빼놓지 않고 기억하는 팬들의 갈채 덕분에 오늘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허 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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