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일요일 일요일밤에」 500회 맞아

  • 입력 1998년 11월 5일 19시 17분


“‘배워봅시다’에서 ‘이경규가 간다’까지….”

국내 최장수 버라이어티 프로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가 8일 방송 5백회를 맞는다. ‘일요일밤의 대행진’ 후속으로 88년부터 방송된 이 프로는 지금까지 30%대의 높은 시청률과 오락과 교양을 접목시킨 독특한 아이템으로 오락프로의 대명사로 군림해왔다. 그동안 연출을 맡아온 송창의 주철환 은경표PD로부터 자체 평가를 들어보면….

▼공(功)〓코미디의 전형이었던 콩트에서 탈피, 토크를 접목시키면서 90년대 버라이어티 쇼의 틀을 마련했다는 자평. 특히 96년부터 2년반 동안 방송된 ‘이경규가 간다’는 오락프로로는 드물게 교통 청소년문제 등을 다뤄 건교부 내무부 등에서 표창을 받기도 했다.

또 ‘히트 앤드 런’을 연상시키는 차별화된 아이템 선정으로 오락프로간의 치열한 경쟁을 이끌어냈다는 것이 제작진의 자랑.

91년부터 3년간 연출을 맡았던 주철환 예능1팀장. “92년 이경규의 ‘몰래카메라’가 인기를 끌자 타사에서 ‘꾸러기카메라’ 등 ‘유사품’을 만들어냈다. 우리는 주저없이 ‘몰래…’를 폐지했고 ‘시네마천국’‘이휘재의 인생극장’ 등 신상품을 내놓았다.”

▼과(過)〓오락프로 최초로 시도한 ‘몰래카메라’는 거의 모든 오락프로에 남용되면서 연예인의 사생활과 인권을 침해하는 일이 잦아 비난의 도마에 올랐다. 심지어 시청자의 ‘엿보기’심리를 자극, 전국민에 관음증(觀淫症)을 일으킨다는 비판을 받았을 정도.

시청률을 좌우하는 10대 위주의 ‘물량작전’으로 오후6,7시대를 10대들의 전유물로 만들었다. 고정 MC는 물론 많게는 10여명의 연예인 스타를 보조 MC로 내세우는 떼거리 전략이 기승을 부렸다.

▼현재와 미래〓9월 개편 이후 의욕적으로 마련한 ‘탄생을 축하합니다’ ‘쇼!부부싸움 콘테스트’ 등이 출연자 섭외의 어려움으로 중도하차하는 등 고전 중. 게다가 간판스타인 이경규가 일본유학을 떠나면서 ‘이경규가 간다’가 막을 내릴 상황이며 시청률면에서도 ‘캠퍼스 영상가요’ 등으로 무장한 KBS 2TV ‘슈퍼TV 일요일은 즐거워’에 밀리고 있다.

은경표PD는 “이경규의 공백으로 당분간 힘들겠지만 탤런트 김원희 등을 새로 투입해 왕좌를 회복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승헌기자〉yenglish@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