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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8월 23일 20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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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가 4개월 넘게 MBC ‘보고 또 보고’에 빼앗긴 일일드라마 아성 탈환에 나선다. 비장의 카드는 ‘내사랑 내곁에’.
현재 방영중인 ‘살다보면’ 이후 KBS가 겪은 ‘고초’는 사실 이만저만이 아니다. ‘바람이 불어도’ ‘사랑할 때까지’ ‘정때문에’로 내리 4년 넘게 유지하던 일일드라마 아성이 무너진 것은 물론 절대우위를 점하던 9시뉴스의 시청률도 두달째 내리막길이다. 최근엔 25%대의 MBC 뉴스데스크 시청률을 넘어선 적이 없을 정도다.
그만큼 ‘내사랑…’이 짊어진 짐은 무겁다. 주말극 ‘야망의 전설’후속인 ‘종이학’의 주연으로 캐스팅된 배용준이 최근 출연포기를 통보, ‘김’이 빠진 상황이라 더욱 그렇다. 오죽하면 박권상사장이 4월 취임 후 처음으로 드라마시사회에 참석한다고 했을까.
또한 내부적으로는 KBS 일일극의 주제나 포맷이 진부하지 않느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실정. 가정의 소중함이나 사랑이야기의 ‘약발’이 다했다는 것.
하지만 드라마 중 가장 ‘전형(典型)’에 충실했던 일일극에 큰 변화를 주기는 어렵다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이다. ‘사랑할 때까지’ 후 일일극을 다시 맡은 염현섭PD의 설명. “‘바람이…’ 이래 계속 다뤄온 주제잖아요. ‘살다보면’의 실패로 낙심하긴 이르죠.”
그래서 제작진은 주제나 소재의 틀은 ‘고전’에 맞추되 드라마의 분위기를 참신하게 바꾸는 데 초점을 맞췄다. 주유소사장 도옥선역의 강부자나 백일섭(허풍직) 한진희(도상순) 등 중견급 외에 정찬 박상민 이민우 강성연 등 신세대스타를 전면에 내세웠다. 염PD가 촬영 중 “이러다가 미니시리즈로 가는 것 아니냐”고 했을 만큼 가벼운 터치를 가미시켜 젊은층을 공략한다는 것. 게다가 초반부터 빠른 이야기 전개로 흡인력을 더할 계획이다. 31일 첫방송.
〈이승헌기자〉 yengli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