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애니메이션]「또또와 유령친구들」 17일 개봉

입력 1998-07-06 19:56수정 2009-09-25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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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귀를 물리치고 착한 혼령들이 가는 길을 지켜주는 또또. 한국 애니메이션의 앞길에도 희망을 선사할 수 있을까.

17일 개봉할 ‘또또와 유령친구들’은 ‘블루 시걸’ ‘아마게돈’ ‘전사 라이온’의 흥행부진 이후 열기가 식어버린 국내 극장용 애니메이션의 재기를 씩씩하게 선포하는 만화영화다.

여름 성수기 극장가에 용감하게 도전장을 던진 ‘또또…’는 자본과 기술력으로 무장한 디즈니의 만화영화 ‘뮬란’과 정면으로 맞붙는다.

‘또또…’는 플러스원 애니메이션(대표 이춘만)이 대만의 라이스 필름과 합작해 만든 영화. 시나리오는 라이스 필름의 황리밍이 쓴 것을 기초로 했다. 공교롭게도 ‘뮬란’역시 중국 설화를 소재로 해 둘 다 중국문화를 바탕에 깔고 있다.

‘또또…’에게 ‘뮬란’은 확실히 버거운 상대다. 제작비로만 따져봐도 ‘또또…’(22억원)는 ‘뮬란’(1천4백억원)과 비교조차 할 수 없다. 그러나 수출량은 세계3위의 애니메이션 대국이면서도 미국 일본의 하청생산을 면치 못해온 한국 애니메이션의 기획력 부재를 ‘또또…’가 뛰어넘을 수 있을 지가 관심사다.

플러스원 애니메이션은 처음부터 외국시장을 겨냥하고 제작에 공을 많이 들였다.

‘또또…’에 사용된 셀(원화)수는 보통 국내 극장용 만화영화의 2배인 10만장. 배경 그림에만도 1천3백장이 쓰였다.

섬세한 노력을 기울인 덕분에 한 화면에 2명 이상이 나올때면 걸음걸이가 비슷비슷한 기존 애니메이션과 달리 ‘또또…’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움직임이 모두 다르다. 이춘만 총감독은 “캐릭터들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연기하는 만화영화”라며 자신감을 내비친다. 그러나 1초에 사용되는 24장의 그림이 모두 다른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자연스러운 동작에는 한참 못미친다.

오히려 돋보이는 것은 이야기를 아기자기하게 엮어나가는 솜씨다. ‘또또…’에서 이런저런 이유로 이승을 떠나지 못하는 유령들은 무섭다기보다 동화적(童話的)이다.

혼자 움직이는 법을 배우지 못해 떠나지 못한 아기고래 혼령에게 걸음마를 가르치는 소년, 험상궂은 저승사자가 무서워 길을 나서지 못하는 소녀 혼령을 달래기 위해 귀여운 꼬마괴물로 변신하는 저승사자들….

만화에 대한 열정 하나만으로 23년동안 이 일에 매달리다 처음으로 국내 장편만화영화인 ‘또또…’를 내놓은 이춘만 총감독의 소망은 크지 않다.

“이 영화가 한국 애니메이션에도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 그것 하나만 받을 수 있다면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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