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김건모다.
김건모의 새 음반(5집)이 1백만장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발매 1주일만에 70만장. 추가 주문만 해도 40만장이다.
가요계의 초점은 그 폭발력이 어디까지 지속되느냐는 것. 빅스타다운 폭발력을 단시일에 보여줬으나 경기 침체의 여파를 입지 않겠느냐는 우려다. 김건모측은 『1백만장선은 기본』이라며 「불황속에 히트난다」는 속설에 기대는 눈치다.
새 음반은 김건모의 자전적 스토리를 담은 것이 특징이다. 군데군데서 『스타가 뭐길래』라고 읊조린다. 우선 「레이니 크리스마스」. 데뷔당시 크리스마스 주가가 오르자 가까운 친구들이 불편해했다. 혼자 보냈다.
「자유에 관하여」도 마찬가지. 『무대위에서만 스타인데 팬들이 그냥 놔두지 않아요. 양주 마시면 돈 벌어서 마신다고 비난하고 소주마시면 돈 번 사람이 너무 한다고 하고…』
「뻐꾸기 둥지위로 날아간 새」도 스타만 보면 사족을 못쓰는 이들을 겨냥한 것이다. 인기가 바람인 것처럼 팬도 날아가게 마련이라는 한숨.
「이빠진 동그라미」는 구애의 노래다. 결혼할 나이가 됐는데 짝이 없다. 이가 빠졌다. 미완성이어서 제대로 굴러가지도 못하는데….
음악적 코드는 솔과 리듬앤블루스 재즈 등 흑인 음악적 발라드다. 10대 취향의 댄스음악에서 탈출선언을 한 셈이다. 「독백」의 원숙한 보컬, 가벼운 발라드 「아침 풍경」, 샹송 분위기의 「이별없는 사랑」, 권진원과 듀엣을 이룬 「오늘처럼 이렇게」 등이 그런 뜻을 머금고 있다. 김건모는 『음악의 내용과 형식을 통해 당장 절박한 내 이야기를 하려 했다』고 설명.
머리곡은 아직 미정이다. 「뻐꾸기 둥지위로 날아간 새」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으나 김건모는 「이치현과 벗님들」의 노래를 리메이크한 「당신만이」에 애착이 간다. 편곡과 곡 해석을 통해 자기만의 감각을 십분 살렸기 때문.
68년생인 김건모는 내년 서른이 된다. 자기 이야기와 음악적 변화를 드러낸 것도 「서른 즈음에」의 표방이다. 성인팬 폭발을 고대하는 음반시장에서도 반가워하지만 팬들도 김건모의 「98 활동 사진」이 예년과 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