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 눈물」세종役 캐스팅,대선 때맞춰 관심

  • 입력 1997년 8월 23일 08시 07분


역시 12월이다. TV의 「장내장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KBS 1TV 드라마 「용의 눈물」이 현실정치의 대통령선거 시간표와 비슷한 시점에 대권의 향방을 결정키로 돼 있다. 작가 이환경씨는 『정치적 상황을 고려한 것은 아닌데 공교롭게 시점이 같아졌다』며 『오는 12월경 1백10회를 전후해 왕권의 향방에 절대적 권한을 가진 방원(태종)의 마음이 충녕대군(세종)으로 기울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이방원이 타는 애마의 「DJ 낙인」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한 이 드라마는 「12월의 권력이동」과 함께 「포스트 이방원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형제끼리 피를 흘리는 전 시대처럼 격렬한 투쟁은 없지만 양녕 효령 충녕대군의 「대권」 경쟁이 극의 축을 이루게 된다. 세 왕자의 캐스팅을 두고 작가 이환경씨와 김재형PD 등 제작 관계자들 사이에는 요즘 「인물론」이 한창이다. 캐스팅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태종에 이어 왕위에 오를 세종 역. 「인물론」의 핵심은 어느 탤런트가 「왕(王)감」이냐는 것. 책임프로듀서 윤흥식부주간은 △사극을 소화할 기본적 연기력 △지성미와 총명성 △「지나치지 않은」 미남 △예술적 감성이 돋보이는 분위기 △날카롭거나 근육질의 체격이 아닐 것 등을 「세종급 탤런트」로 꼽았다. 이런 관점에서 탤런트 이민우가 현재 「대권」에 가장 근접해 있다. 그는 이미 「김심」(金心·연출자 김재형PD의 마음)을 얻고 있어 큰 변수가 없다면 차기 대권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방송가에는 『「김심」이면 다 되느냐』는 우스갯소리도 나오고 있다. 초기에 떠올랐던 스타 배용준은 「경선」에 나서기를 사양했다. 「풍운아」 양녕대군은 또 다른 의미에서 관심거리. 작가 이씨는 『성군의 이미지가 강한 충녕보다 양녕의 인생이 더욱 드라마틱하고 매력적이어서 비중있게 다룰 것』이라면서 『권력에 연연하지 않는 양녕의 호방함이 요즘 정치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권력을 마다할 수 있는 「용기」와 풍류아의 기질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느냐가 캐스팅의 관건. 탤런트 남성진이 선두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양녕의 기행을 돕는 춘방사령역에는 손영춘이 출연키로 됐다. 불가에 귀의하는 비운의 인물 효령대군역에는 탤런트 안정훈이 유력. 현재 사병을 둘러싼 세자 이방원과 공신의 갈등을 다루고 있는 이 드라마는 앞으로 함흥차사, 이거이 부자와 방원의 처남인 민씨 형제의 숙청, 양녕의 기행 등을 차례로 다룰 예정이다. 〈김갑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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