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중훈「할렐루야」-한석규「넘버3」,여름 극장가 『공략』

  • 입력 1997년 6월 10일 07시 47분


한국 영화계의 히어로, 박중훈과 한석규가 한여름 무더위를 식혀줄 폭소탄을 장전하고 있다. 오는 7월말이나 8월초 개봉할 이들의 작품은 박중훈의 「할렐루야」와 한석규의 「넘버3」. 박중훈은 더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한국영화계의 제일가는 흥행제조기. 한석규는 영화계 데뷔가 박중훈보다 늦지만 「닥터봉」 「초록물고기」 등을 통해 흥행과 비평에서 고루 좋은 점수를 받은 연기파 배우다. 시나리오 선정에 까다로운 그가 이번에 선택한 영화는 「넘버3」. 『너 백조라는 놈이 말야, 물위에 우아하게 떠있는 것 같지만 모르는 소리야. 그순간 물밑의 다리는 ×나게 헤엄치구 있다구. 산다는 건 그런거야. 장난이 아니라구』 넘버1이 되기 위해 발버둥치지만 영원한 3류에 머물고마는 인생들의 이야기를 그린 게 「넘버3」이다. 제작에 들어가기 전부터 유쾌하고 탄탄한 시나리오로 주목을 받았다. 시나리오를 쓴 송능한씨가 직접 감독으로 데뷔하는 작품. 시나리오를 본 강우석감독은 직접 연출하기 원했으나 좌절(?)되자 예고편 편집과 배급을 맡았다. 한석규는 이 영화에서 일류 깡패, 「21세기형 깡패」가 되기 위해 영어와 일어를 공부하는 「노력하는 깡패」다. 길다란 파마머리와 개줄같은 은빛 목걸이, 가죽 잠바 등을 트레이드마크로 한 한석규는 완벽한 뜨내기 깡패다. 여기에 「죄에는 죄가 없다. 죄를 지은 놈이 나쁠 뿐이다」는 요상한 철학을 가진, 깡패보다 더 깡패같은 검사(최민식 분)와 베스트셀러 시인이 되는 호스티스(이미연) 등이 가세해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투캅스」의 박중훈은 영화 「할렐루야」에서 가짜 목사로 변신, 기상천외한 사기 행각을 벌인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는 성경 구절은 「무거운 돈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에게 구라치리라」로 바뀐다. 지난 주말 신촌의 창천교회에서 1천명이 넘는 엑스트라를 동원한 교회 장면을 마지막으로 촬영을 마친 이 영화는 한국 코미디에 드문 커다란 스케일때문에 「스펙터클 코미디」란 별명을 얻었다. 마이클 잭슨 공연을 유치했던 태원 엔터테인먼트가 영화사 창립 작품으로 선보이는 영화. 개척교회에 희사된 1억원을 가로채기 위해 목사로 분장, 황당한 설교를 하다가 거짓말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 삼류 사기꾼 박중훈의 애교가 끝이 없다. 자칭 「고독한 록가수」인 동료 건달 이경영, 사이비 교주가 된 최종원, 카메오로 나오는 최지우 이휘재 박철 이혜영 도지원 등의 출연이 이채롭다. 「아찌 아빠」의 신승수감독 연출. 〈신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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