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시네마 천국」,잘 알려지지 않은 명작비디오소개

  • 입력 1997년 6월 3일 08시 35분


간혹 비디오가게의 구석에서 먼지를 털고 빌려온 영화가 뜻밖의 「짭짤한」 재미를 줄 때가 있다. EBS의 영화소개프로그램 「시네마천국」(밤9.25 진행 정재형 조용원)은 6일 이처럼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감상할 만한 영화를 40분간 압축해 소개한다. 이 프로가 「숨은 보석」으로 골라낸 영화들은 폴 마주르스키와 서기 감독 등 아시아와 스페인 미국감독을 망라한 7편. 「더블 해피니스」는 홍콩에서 캐나다로 이민한 중국인 세대가 겪는 일상적인 삶의 단편들을 밀도있게 그린 영화. 미나 슘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멜로와 코미디의 형식을 빌려 녹여내고 있다. 「윌리와 펄」은 60년대 프랑수아 트뤼포감독의 작품 「줄 앤 짐」을 폴 마주르스키감독이 1980년 리메이크한 영화. 70년대 미국사회상을 그리고 있다. 할리우드의 블록버스터를 패러디한 스페인영화 「액션 무탕트」(알렉스 드 라 이글레시아 감독). 미래사회를 배경으로 사회 쓰레기들이 모인 폭력집단이 벌이는 테러와 유괴사건을 통해 뿜어내는 우스꽝스러우면서도 독설적인 풍자가 돋보인다. 「사이보그 유리시스」는 존 말코비치와 앤 맥너슨을 주연으로 기용한 미국 인디영화계 여성감독 수전 서들먼의 1987년작. 미국의 과학연구소가 우주탐사를 위해 제작한 인조인간 유리시스와 그를 교육시키는 이미지 메이커 여성 사이의 사랑을 통해 현대사회를 꼬집고 있다. 온통 비극으로 가득찬 유태계 러시아 마피아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팀 로스의 비열한 거리」. 시종일관 우울한 분위기속에 부자간의 증오와 형제간의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속깊은 우애를 그려낸 제임스 그레이감독의 알찬 주제의식이 돋보인다. 「노랑구소(Soul)」는 다큐운동가이자 영화평론가 TV프로듀서 등 다방면에서 재능을 발휘하고 있는 홍콩 서기감독의 장르파괴 영화. 신체와 표피 기계 등에 대한 천착으로 「카메라 해부학자」란 별칭을 얻고 있는 데이비드 크로넨버그감독의 「초인지대」. 교통사고 이후 5년간의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뒤로 사람의 손을 잡으면 그 사람의 과거와 미래를 감지할 수 있는 초능력을 갖게 된 남자의 이야기를 다뤘다. 〈김경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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