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특별한 능력가진 천재이야기 「페노메논」

  • 입력 1997년 2월 26일 20시 15분


[신연수 기자] 「지적(知的)이라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3월초 비디오로 나올 「페노메논」(Phenomenon)은 이같은 질문을 던지는 영화다. 몇년전 인기를 끌었던 「포레스트 검프」가 지능지수(IQ) 70짜리의 「인간 승리」를 그린 것처럼 대부분의 영화들은 똑똑한 사람을 냉정하고 계산적인 사람으로, 약간 부족한 사람을 인간미 넘치는 사람으로 그리는 것이 대부분이다. 최근엔 IQ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감성지수(EQ)까지 등장해 「똑똑함」의 한계를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영화 「페노메논」은 지적이라거나 똑똑함에 대해 다른 정의를 내린다. 존 트래볼타 주연의 이 영화는 평범한 자동차정비사 조지가 갑자기 천재가 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 조지(존 트래볼타 분)는 37세가 되는 생일날 정체불명의 섬광을 본 뒤 달라진다. 몇 시간만에 스페인어를 통달하는가 하면 잠도 자지 않고 공학이나 농학에 대한 전문서적을 독파해버린다. 게다가 손도 대지 않고 볼펜을 움직이는가 하면 외딴 곳에서 식중독으로 죽어가던 어린이를 초능력으로 찾아낸다. 그의 사회생활은 어떻게 될까. 예전엔 조지에게 친근했던 마을 사람들이 점점 그를 두려워하고 멀리한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아마추어 무선사인 친구 네이트가 우연히 잡은 무선 교신을 조지가 장난으로 해독하고 엉뚱한 답변을 보내는 바람에 FBI로부터 스파이 혐의까지 받게 된다. 외로운 그의 곁에는 친구 네이트와 연인 레이스만 있을 뿐이다. 결국 FBI는 조지가 무혐의라는 것을 알게 되지만 그를 가만 놓아두지 않는다. 특출나게 뛰어난 사람이 자신들의 통제범위 밖에 있는 것 자체가 불안했던 것. 조지는 『대통령도 정부 수뇌도 아닌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하며 한탄하지만 자신을 둘러싼 온갖 음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마음을 잃지 않는다. 정밀검사결과 조지의 능력은 뇌에 특수 종양이 생겨 두뇌활동이 왕성해졌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진다. 이 영화에서 주위 사람들이 『어떻게 볼펜을 움직이지?』 『어떻게 외국어를 그렇게 빨리 습득하지?』하고 묻자 조지는 『집중력이 강해진 것 같다』 『알고 싶은 게 많아지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많아진다』 등으로 대답한다. 지적이라는 것은 사물을 이해하는 능력이나 삶에 대한 열정, 미래에 대한 비전 등 총체적 능력이 많은 것으로 암시되는 것이다. 따라서 「삶의 진실을 아는 사람은 바보나 어린이가 아니라 영리한 사람」이라는 것. 그러나 이 영화는 착상에 비해 극적 요소가 적어 다소 지루한 것이 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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