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일요일…」, 「이경규가 간다」 변신시도

  • 입력 1997년 2월 13일 20시 33분


[이원홍기자] 13일 서울시로부터 교통질서의식고취 공로로 감사패를 받은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화제코너 「이경규가 간다」가 다단계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변신 하나. 그동안 심야신호등지키기, 한국과 일본의 교통질서비교, 무거운 짐을 든 노인도와주기 등 사회의 「숨은 양심찾기」로 시청자들에게 큰 반응을 일으켰던 「이경규가 간다」는 일반시민들이 아닌 제작진 자신의 양심을 점검한다. 그동안 「이경규가 간다」는 시청자들의 재방송요청이 쇄도하고 택시기사들 사이에 화제가 되는 등 큰 사회계몽효과를 거두었다. 그렇다면 진행자인 이경규 자신은 어떨까. 제작팀은 2월말경 「숨은 양심을 찾아서」의 진행자인 이경규 자신의 양심상황은 어떤지 점검하는 특집을 마련한다. 아울러 그동안 「이경규가 간다」에서 점검한 교통질서와 공중도덕무질서 현장이 방영 후 어떻게 변모했는지 되살펴본다. 하루24시간동안 「동업자」의 감시를 받게 될 이경규는 『분노와 함께 불안함을 느낀다』고 농담을 한뒤 『이 코너를 맡은뒤 남들 눈이 무서워 철저하게 질서지키기를 해왔고 집사람으로부터 「너무 고지식하게 군다」는 소리까지 듣고 있을 정도니 자신있다』고 말했다. 변신 둘. 「이경규가 간다」는 「코믹 환경다큐멘터리」라는 신장르에 도전한다. 그동안 교통질서시리즈와 공중도덕 등 사회질서에 초점을 맞추었던 데에서 환경문제로 눈을 돌린 것. 일방적인 메시지전달에서 탈피해 코믹한 진행으로 환경오염실태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주의를 환기시킨다는 계획이다. 3월중순 개편에 맞춰 생태계파괴주범 황소개구리 등의 내용 등으로 시작할 예정. 그러나 이러한 계획들이 제작진에 주는 부담도 크다. 우선 이 코너의 장점이 연출되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몰래카메라로 담아온 「진실함」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경규자신이 눈치채지 못하게 촬영해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숨은 양심찾기」시리즈의 결산성격을 지니는 이 프로그램이 작위적인 느낌을 줄 경우 그동안 일각에서 일었던 「감동 조작설」이 재연될 소지도 있다. 또 새로운 「코믹다큐」에서 노리는 재미와 계몽성의 결합도 큰 부담. 한편 이경규는 그동안의 「조작설」에 대해 『현장에서 지나가는 사람들로 하여금 일부러 질서를 안지키게 하거나 억지로 지키게 해서 상황을 연출한다면 이 프로그램의 생명력은 없다』며 「현장 무연출의 원칙」을 말했다. 그는 『10시간동안 기다린 몰래카메라가 겨우 「양심의 순간」을 잡아낸 순간, 그 앞을 버스가 지나가거나 다른 사람이 지나가 얼굴을 촬영하지 못한 경우가 있어 부득이 재촬영을 하게된 경우는 두번 있었다』고 말했다. 반면 「사회의 훈훈함을 전해주기위해서는 조작된 감동이라도 좋다」는 일부시청자의 요청에 대해서 그는 『연출로 감동을 만들어낸다면 드라마와 무엇이 다르냐』며 『그런 요청을 낳게한 우리사회의 삭막함을 위해서도 더욱 진실한 감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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