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연휴 안방극장/드라마]

  • 입력 1997년 2월 5일 20시 13분


[金甲植 기자] 『고향하고는 평생 담벼락 싼 사람인디 아버지 제사라구 올 것 같아유. 당신이 죽어도 그 사람은 올똥말똥이라구요』 설날특집극으로 오는 8일 방영되는 KBS 「형제」(윤혁민극본 이정훈연출)의 주인공 한식(이신재분)은 부인 병천댁(나문희)의 이같은 독설에도 불구하고 설을 맞아 마을로 들어서는 길을 지키고 있다. 집을 나간 뒤 남남처럼 발길을 끊어버린 동생의 귀향을 기다리는 것이다. 2부작인 「형제」(1TV 밤9.35)는 드라마 제목이나 기다림의 첫 장면이 암시하듯 수십년을 기름과 물처럼 다르게 살아온 형제의 갈등과 화해를 담았다. 뛰어난 수재였던 한식은 천덕꾸러기 동생을 위해 진학을 포기한 뒤 고향을 지키며 우직한 농사꾼으로 살아간다. 반면 형의 희생으로 상급학교에 진학한 동생 경식(임채무)은 재력가의 딸인 탤런트 출신의 영실(권기선)과 결혼하면서 사장으로 출세한다. 이후 경식은 절름발이 형과 가난, 어머니의 편견으로 상징되는 고향을 등진다. MBC가 6일 방영하는 2부작 「강릉가는 옛길」(목 밤11.00)은 소설가 이순원씨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이 드라마는 아버지로부터 마을이 수몰된다는 연락을 받은 수호(김기섭) 은호(길용우) 두 형제가 고향을 찾는데서 시작된다. 고시준비생으로 세월을 보내다 겨우 소설가로 자기의 일을 찾은 형(수호)과 그 형에게 피해의식을 지닌 동생(은호)은 「형제」의 형제처럼 역시 가깝지 않은 사이다. 고향에서 보낸 50,60년대 유년시절과 현재의 갈등이 교차하면서 이들 형제는 결국 화해에 이르게 된다. 두 드라마는 다른 명절드라마처럼 갈등으로 치닫다 결국 가족이라는 울타리에서 하나가 되는 과정을 그린다. 이밖에 KBS 1TV는 「아버지」(6일 밤11.40)와 「인연이란」(7일 오후2.00) 등을 앙코르 방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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