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혼의 연기… 千의 얼굴… 든든한「45세」 전성기

  • 입력 1996년 11월 19일 20시 31분


「申然琇기자」 연기자 유인촌(45)이 최근 4개 드라마와 2개 프로의 진행을 맡는 등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그는 SBS 「임꺽정」 「연어가 돌아올때」, MBC 「화려한 휴가」 「전원일기」 등 4개 드라마에 출연하고 있으며 KBS1TV 「역사추리」, 케이블 문화채널 A&C의 「유인촌의 콘서트37」 진행을 하고 있다. 방송가에는 늘상 수많은 별이 뜨고 지지만 유인촌은 지난 23년간 항상 정상의 인기를 누려온 중견 연기자다. 최근 20대 스타들의 그늘에 가리웠던 중견 연기자들의 코믹 연기 변신이 화제가 될 정도로 「중년」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는 방송가에서 유인촌의 활동은 단연 돋보일 수밖에 없다. 이중 「임꺽정」의 연산군역은 유인촌과 각별한 인연이 있다. 그는 오래전 임권택 감독의 영화 「연산일기」에서 연산군역을 했고 올들어서는 자신이 대표로 있는 극단 「유」의 연극 「문제적 인간 연산」으로 동아연극상 대상을 받았으며 드라마 「임꺽정」에서도 연산군역을 맡은 것.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를 좋아하며 그중에서도 사극에 관심이 많다』는 그는 『악역을 통해 감춰져있던 인간 내면의 여러가지 요소를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기는 재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혼으로 하는 것』이라는 그는 『요즘 젊은 사람들의 연기가 너무 허한 것같아 안타깝다』고. 유인촌은 현대사회에서 배우의 역할을 샤머니즘시대의 제사장에 비유했다. 제사장이 사람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주고 하나로 뭉치게 한 것처럼 현대사회에서는 배우가 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 그는 『배우가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사회의 거울이 될 수도 있고 못될 수도 있지요. 배우가 너무 오락적이고 상업적으로만 나가면 제 역할을 못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1m75의 중키에 소탈한 말투, 가까이서 보면 평범한 한국인이지만 무대에 오르면 광기와 열정이 번뜩이는 배우. 인기 교수(중앙대 객원교수)이자 한국 연극의 미래에 적극적 책임감을 갖고 있는 연극 제작자, 부인인 성악가 강혜경씨에 대한 살뜰한 외조로 잘 알려진 성실한 가장. 그는 지는 낙엽을 보며 『가는 세월이 너무나 아깝다』고 말한다. 『극장도 지어야 하고 후배도 키워야하고 좋은 연기도 해야 하고 할일이 너무 많습니다』 자꾸만 할일과 설자리를 잃어가는 이 시대 중견들에게 그는 부러운 40대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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