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드라마「애인」 어떻게 봐야하나…방송위 토론회서 격돌

  • 입력 1996년 10월 19일 08시 54분


「朴元在 기자」 기혼 남녀의 사랑을 묘사한 MBC TV 드라마 「애인」이 사회적 심판 대에 올랐다. 18일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방송위원회(위원장 김창열) 주최로 열린 「 드라마의 소재 및 사회적 영향에 관한 토론회」에서는 드라마 「애인」을 놓고 참석 자들 사이에 치열한 찬반토론이 벌어졌다. TV드라마가 공개토론회의 대상이 된 것은 지난해 SBS 「모래시계」에 이어 두번째 . 이날 토론회에는 사회단체대표 학자 법조인과 TV3사의 드라마 제작책임자들이 다 수 참석했다. 주제발표에 나선 안정임 순신대교수(신문방송학)는 「애인」이 인기를 끌고 있는 원인에 대해 『최근 30,40대 기혼남녀들 사이에 「애인을 갖고 싶다」는 잠재 의식 이 확산돼 있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조배숙변호사는 『지금까지의 드라마가 주로 남편이 바람을 피우고 부인은 남편의 외도로 인해 고통받는 식으로 묘사돼 왔다』며 『「애인」은 남자와 여자의 사랑 감정을 동등하게 표현, 한국의 남편들이 아내의 감정을 한번쯤 생각해 보게 하는 계 기를 마련했다』고 옹호론을 폈다. 이 드라마를 반대하는 입장에 선 김천주 주부클럽연합회장은 『사탕을 먹으면 당 장은 달지만 너무 많이 섭취하면 치아가 썩는 법』이라며 『이 드라마의 방영이 평 온한 가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제작진은 그 결과에 대해 주의를 기울였어야 했다 』고 비판했다. 김회장은 『아무리 시대가 바뀌었다고 해도 온 가족이 함께 보는 TV에서 유부남 유부녀의 불륜을 정당화하는 듯한 태도로 다룬 것은 사려깊지 못한 행동』이라고 성 토했다. 진교훈 서울대교수(국민윤리교육학)도 『시청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TV가 시청자 들의 말초적 욕구에 영합하는 경향이 심해지고 있는데 「애인」은 그 대표적인 케이 스』라며 『표현의 자유도 소중하지만 TV가 몇몇 연출자의 실험대상이 돼서는 곤란 하다』고 가세했다. 경쟁사인 KBS와 SBS 관계자는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KBS 최상식드라마주간은 『퇴근후 귀가했을 때 아내가 「애인」을 열심히 시청하 는 것을 보고 남편으로서 썩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털어놓으면서 『하지만 현실성 을 살려 극적 재미를 부여한 것은 드라마의 성공요인』이라고 평했다. SBS 이남기 편성국장은 『불륜에 대해 지나치게 미학적으로 접근, 현실에서 비슷 한 행동을 한 사람들이 자기정당화의 계기로 삼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그러나 드 라마 소재를 넓힌 점은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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