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5일 서울 마포구 ‘T1 베이스 캠프’를 방문해 ‘페이커‘ 이상혁을 비롯한 e스포츠 구단 T1의 리그 오브 레전드(LoL) 선수단을 만나서 엔비디아의 차세대 플래그십 그래픽카드인 ‘지포스 RTX 5090’을 선물하고 있다. 2026.6.5 사진공동취재단
“I missed fried chicken(후라이드 치킨이 그리웠다)”
5일 오후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 비즈니스 전용기 운항 지원 시설인 이곳에서 오후 1시 40분경 밖으로 나온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며 이렇게 말했다. 한국어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넨 황 CEO는 지난해 10월 강남의 한 치킨집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회장 등과 ‘깐부 회동’을 한 뒤 7개월만에 다시 한국을 찾았다.
5일 오후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한국에 도착해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나오고 있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젠슨 황 “한국 파트너와 고객에게 감사”
남색 재킷과 흰색 바지 차림으로 공항 밖에 모습을 드러낸 그를 보기 위해 이른 시각부터 각 방송사와 언론사 카메라가 줄지어 늘어서고 팬들까지 가세해 130여 명이 몰렸다. 현장에는 ‘젠슨 황 방한을 환영합니다’라고 적힌 피켓을 든 시민도 눈에 띄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5일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하며 한국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6.06.05 뉴시스이번 방한 목적에 대해 황 CEO는 “한국에 있는 모든 파트너와 고객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서”라며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은 가속화되고 있고, 한국 시장도 매우 잘하고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하반기는 상반기보다 훨씬 커질 것이고, 내년 상반기도 매우 클 것”이라며 “파트너들과 방향을 맞추고 싶었다”고 했다.
국내 기업들과의 논의 주제로는 공급망을 가장 먼저 꼽았다. 그는 “우리는 엄청난 양의 기술을 제조해야 한다. RAM, HBM 메모리 칩 등 많은 기술이 필요하다”며 “이미 매우 크고 중요한 AI 인프라 구축이 진행되고 있고 그레이스 블랙웰 시스템도 성공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레이스 블랙웰은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플랫폼 및 아키텍처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고 거대언어모델(LLM)을 훈련하거나 실행하는 데 압도적인 성능을 발휘하도록 설계된 슈퍼칩이다. 이어 차세대 AI 플랫폼 루빈(Rubin)에 대해서도 “완전 생산 단계에 있다”며 “올해 하반기에는 매우 바빠질 것”이라고 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5일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6.5 뉴스1현대차, LG, SK, 삼성 등과의 회동 일정도 언급했다. 황 CEO는 “현대, LG, SK, 삼성 등과 많은 미팅이 예정돼 있다”며 “우리의 메모리 제조사들이 HBM을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을 위한 선물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한국에 많은 비즈니스를 가져왔다”고 웃으며 답한 뒤 “몇 가지 깜짝 소식도 있다. 행사장에서 이야기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국 내 연구개발(R&D)센터 계획도 공식화했다. 황 CEO는 “우리는 이미 한국 R&D센터 채용을 시작했다”며 “한국은 AI 전문성, 로보틱스 전문성이 뛰어나고 세계적인 제조 중심지이기 때문에 R&D센터에 투자하기에 훌륭한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곳에서 개발하는 로보틱스 기술과 피지컬 AI 기술을 산업 현장에 적용할 수 있다”며 “반도체 제조도 앞으로 점점 더 로보틱스와 AI 기반으로 바뀔 것이어서 한국 반도체 기업들과 협력할 큰 기회가 있다”고 했다.
5일 오후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사인 요청에 응하고 있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약 10분간의 방한 소감과 질의응답을 마친 뒤에도 황 CEO는 자리를 바로 떠나지 않고, 사인과 사진 요청에 응했다. 현장을 찾은팬 들은 황 CEO의 평전 ‘생각하는 기계’ 책표지나 직접 들고 온 가죽 재킷 등에 사인을 받기도 했다.
●페이커 만난 젠슨 황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5일 서울 마포구 ‘T1 베이스 캠프’를 방문해 ‘페이커‘ 이상혁을 비롯한 e스포츠 구단 T1의 리그 오브 레전드(LoL) 선수단을 만나서 함께 젠슨 황의 시그니처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6.5 사진공동취재단방한 첫 일정으로는 리그 오브 레전드(LoL) e스포츠 프로게이머 ‘페이커’ 이상혁을 만났다. 서울 마포구 ‘T1 베이스캠프’를 방문해 “한국은 e스포츠의 발상지”라며 “한국 게임 문화와 게이머들이 엔비디아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T1 베이스캠프는 e스포츠 구단 T1이 운영하는 PC방이다. 황 CEO가 방한 직후 이곳을 찾은 것은 엔비디아 성장의 출발점인 게이밍 GPU와 한국 PC방·e스포츠 문화의 상징성을 고려한 행보로 풀이된다.
황 CEO는 현장에서 ‘페이커’ 이상혁을 비롯해 ‘도란’ 최현준, ‘오너’ 문현준, ‘페이즈’ 김수환, ‘케리아’ 류민석 등 T1 선수단과 만났다. 그는 “게임은 엔비디아의 출발점이었다“며 ”한국의 게이머들은 이기기 위해 최고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선택했고, 그게 바로 엔비디아 GPU였다“고 말했다. 황 CEO는 페이커에게 자신의 사인이 담긴 지포스 RTX 5090을 선물하기도 했다.
현장 분위기를 달군 건 두 사람이 함께 사인을 새긴 차세대 플래그십 카드 ‘지포스 RTX 5090’이었다. 황 CEO는 “전 세계에 단 하나뿐인 특별 에디션”이라며 “100만 달러쯤 나갈지도 모른다”라는 농담으로 좌중을 들썩이게 했다. 방문객에게 미리 나눠준 번호표를 추첨해 선물을 증정하는 순서에서 이 친필 사인 카드는 한 시민에게 돌아갔다. 행운의 주인공은 두 사람과 기념촬영까지 하는 영광을 누렸다. 해당 제품은 국내에서 700만원 안팎에 팔리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