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새도약기금’을 통해 빚을 장기 연체한 취약 채무자의 재기를 돕고 있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새도약기금은 향후 1년간 16조4000억 원 규모의 장기 연체채권을 매입, 정리해 113만 명의 채무자가 재기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올해 2월까지 기초생활수급자, 중증장애인, 보훈대상자 등 20만 명의 빚 1조8000억 원이 소각됐다.
새도약기금은 연체의 늪에 빠진 취약계층에 재기의 사다리를 제공하는 취지로 도입됐다. 지원 대상은 5000만 원 이하의 빚을 7년 이상 갚지 못한 개인 채무자다. 기금은 단순히 빚을 줄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장기 채무 연체자가 신용불량에서 벗어나 소득 활동을 할 수 있는 경제 주체로 복귀할 수 있게 돕는다. 캠코 관계자는 “이를 통해 개인의 재기뿐 아니라 사회적, 경제적 비용을 줄여 경제의 선순환에도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캠코는 새도약기금에서 채권을 인수하고 관리하는 업무를 위탁받았다. 기금은 올해 2월까지 은행, 생명보험사, 여신전문금융권, 상호금융권, 대부회사 등이 보유한 장기 연체채권 8조2000억 원 규모(64만 명분)를 매입했다. 채무자의 소득과 자산을 기준으로 상환능력을 심사한 뒤 상환 여력이 없는 취약계층의 채무는 소각하고 상환이 가능한 사람은 채무조정으로 연결한다. 채무조정 대상자도 원금의 30∼80%를 감면받고 최장 10년간 분할상환할 수 있다. 상환능력 심사를 거치지 않아도 되는 기초수급자, 중증장애인, 보훈대상자 등의 빚은 소각된다.
캠코는 채무 소각으로 도덕적 해이를 유발할 수 있다거나 성실하게 빚을 갚은 채무자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지적을 고려해 채무 심사도 엄격하게 진행하고 있다. 심사 결과 빚 상환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채무조정을 유도해 ‘상환 책임의 원칙’을 지키도록 한다. 또 성실한 채무 상환자에 대해 저금리 생활안정자금 지원과 신용카드 발급 등의 신용회복지원도 병행하고 있다.
새도약기금의 정책 효과를 높이려면 금융권 전반으로 참여가 확대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장기 연체채권 보유 비중이 큰 대부업권의 참여가 활발해져야 한다. 현재 대부업권 상위 30개사 중 14개사만 참여하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과 캠코는 은행업권 차입 허용 등의 인센티브를 내세워 대부업권의 참여 확대를 독려하고 있다.
정정훈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은 “새도약기금이 취약 채무자에게 실질적인 ‘재기의 사다리’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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