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 재편안 ‘대산 1호’ 승인…정부, 2.1조 지원 패키지 가동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2월 25일 17시 23분


중국발 공급 과잉과 장기 업황 부진에 시달려온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첫 사업재편안인 ‘대산 1호 프로젝트’가 정부 승인을 받고 본격화된다. HD현대와 롯데케미칼은 충남 서산시 대산 사업장을 하나로 통합하고, 6000억 원씩 총 1조2000억 원을 출자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다. 정부는 최대 2조1000억 원 이상 맞춤형 금융·세제 지원 패키지를 가동해 사업 재편을 뒷받침하기로 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대산 1호 프로젝트는 석화산업 재도약의 이정표이자 선례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대산 프로젝트는 지난해 8월 정부가 발표한 ‘석유화학산업 재도약 추진방향’에 따른 첫 사업재편 승인이다. HD현대오일뱅크·HD현대케미칼·롯데케미칼은 지난해 11월 대산 석화단지 내 사업장 통합 계획을 제출했고, 이달 23일 산업통상부 사업재편심의위원회 승인을 받았다.

이에 따라 롯데케미칼은 대산 사업장을 물적 분할한 뒤 HD현대케미칼과 합병해 올해 9월까지 신설 법인을 설립한다. 신설 법인은 양사가 5대 5 지분으로 운영하며, HD현대케미칼의 모회사인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총 1조2000억 원을 증자해 재무구조를 보강한다.

시설 통합 및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해 롯데케미칼은 연내 110만 t 규모의 나프타분해시설(NCC) 가동을 중단한다. 양사 중복·적자 설비는 단계적으로 축소된다. 대신 고탄성 플라스틱 등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꾼다.

정부는 2조 원대 금융 투입으로 사업 재편 연착륙을 지원한다. 설비 통합과 고부가 전환을 위해 현대케미칼에 최대 1조 원의 신규 자금을 공급한다. 기존 차입금 중 최대 1조 원은 영구채로 전환해 부채비율을 낮춘다. 영구채는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크다.

사업재편 기간인 2028년까지 약 7조9000억 원에 달하는 협약 채무 상환은 유예된다. 단기 유동성 위기를 넘기지 못해 사업재편이 무산되는 사태를 막겠다는 취지다. 이런 금융 지원책은 한국산업은행 등 채권단 협의를 통해 확정될 예정이다. 박상진 산은 회장은 “1조 원의 신규 자금 공급 규모 중 약 4300억 원을 산은이 전담할 것”이라며 “채권단이 협조해주기를 간절히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제 지원도 병행된다. 기업 분할·합병 과정에서 발생하는 취득세와 등록면허세를 75∼100% 감면하고, 설비가동 중단 및 자산매각 등과 관련된 과세 이연 기간을 확대하는 등 법인세 부담을 낮춘다. 기업결합 심사 기간은 120일에서 90일로 단축하고, 대산 석화단지 내 전기요금은 4~5% 인하할 방침이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이날 서울 KOTRA에서 열린 석화 사업재편 승인 기업 최고경영자(CEO)간담회에서 “대산 1호 프로젝트의 이행을 밀착 지원하면서여수, 울산 등 다른 주요 산단의 사업재편이 속도감 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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