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와 두산㈜의 반도체 웨이퍼 제조사인 SK실트론 거래 계약이 이르면 다음 달 체결될 예정이다. 이번 매각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개인적으로 보유한 SK실트론 지분을 포함하는 방안도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와 재계에 따르면 두산㈜은 현재 SK실트론 인수를 위한 막바지 실사 작업을 진행 중이다. 양측은 당초 이달 내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목표로 했으나, 세부 조건 조율과 실사 일정이 길어지면서 계약 시점을 3월로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양사는 지난해 12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사실을 공시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SK가 보유한 SK실트론 지분 70.6%의 가치를 3조 원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다. ㈜SK는 2017년 1월 LG실트론(현 SK실트론) 경영권 지분 51%를 6200억 원에 인수한 데 이어, 같은 해 4월 사모펀드(PEF) 보유 지분 19.6%를 총수익스와프(TRS) 방식으로 1691억 원에 주고 확보하면서 지배력을 키웠다. 이번 매각이 마무리되면 ㈜SK는 투자 9년여 만에 2조 원이 넘는 매각 차익을 거두게 된다. 그룹 차원의 ‘리밸런싱(사업 재편)’ 작업도 성과를 내게 됐다.
이번 거래의 최대 관심사는 최 회장이 보유한 잔여 지분 29.4% 처리 방향이다. IB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 측은 반도체 슈퍼사이클 도래에 따른 회사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원활한 경영권 이양을 위해 동반 매각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고객사가 SK하이닉스인 상황에서 최 회장이 2대 주주로 남을 경우 새 주인인 두산 측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판단으로 풀이된다.
최 회장은 2017년 8월 채권단 등이 보유하던 지분을 TRS 방식으로 확보했다. TRS는 증권사가 특수목적회사(SPC)를 통해 주식을 대신 매입하고, 투자자는 수수료를 지급하는 대신 주가 변동에 따른 손익을 정산받는 파생상품이다. 이 방식을 통해 최 회장은 초기 투자금 부담 없이 지분을 확보했으며, 이번 매각이 성사되면 5000억 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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