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신항 북측 컨테이너부두 2단계 항만배후단지 조성 공사 현장의 갠트리 크레인 아래에 굴착이 완료된 수직터널 있다. DL이앤씨
DL이앤씨가 최첨단 굴착 기술을 활용해 아파트 43층 높이에 달하는 수직터널을 7개월 만에 완성했다.
DL이앤씨는 부산 욕망산에서 진행 중인 ‘부산항 신항 북측 컨테이너부두 2단계 항만배후단지 조성 공사’에서 수직터널 굴착을 완료했다고 4일 밝혔다. 지난해 7월 착수한 지 7개월 만이다.
이 공사는 2034년 준공을 목표로 욕망산을 제거해 발생한 석재를 부산항 신항과 진해신항 매립에 활용하는 사업이다. 2006년 부산항 신항 개항 이후 단일 공사 기준 최대 규모다. 120m 높이의 수직터널은 석재가 이동하는 통로 역할을 한다.
이번 공사에서 주목받는 것은 RBM(Raise Boring Machine) 공법 활용이다. DL이앤씨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최근 5년간 RBM 공법 시공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RBM은 수십여 개 칼날이 장착된 헤드를 회전시켜 암반을 뚫는 대형 장비다. 기존 방식이 땅을 위에서 파서 들어가는 것과 달리, 지하 120m에 지름 0.3m의 구멍을 뚫은 뒤 RBM을 집어넣고 아래에서 위로 회전시켜 굴착하는 방식이다.
굴착된 석재는 구멍을 통해 지하로 바로 배출돼 석재를 퍼올리는 후공정을 생략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추락 사고 위험을 낮추고, 공사 기간도 기존 대비 30% 단축했다. 이후 회전 천공기를 장착한 갠트리 크레인이 이를 뚫고 지나가면 수직터널의 지름이 10m까지 커진다.
이 사업은 EPC(설계·조달·시공)를 모두 건설사가 수행하는 턴키 방식으로 추진됐다. DL이앤씨는 RBM 공법을 발주처인 부산항만공사에 제안해 작업 현장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높였다.
RBM 공법의 핵심은 장비에 가해지는 압력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압력이 너무 높으면 장비 고장을 유발하고 너무 낮으면 굴착 속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수십 차례 굴착을 반복하는 만큼 수직 상태 유지도 중요하다.
DL이앤씨는 2011년 준공한 예천양수발전소에 해당 공법을 적용해 고도의 현장 판단력과 전문성을 검증받았다. DL이앤씨 측은 이때부터 축적된 경험이 이번 기술력의 밑바탕이 됐다고 자평했다.
최근 양수발전소,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등 대심도 인프라 건설이 잇따르면서 RBM 공법의 활용도도 높아지고 있다. DL이앤씨는 RBM 공법 외에도 수직터널 시공 관련 신기술을 개발해 특허를 출원하고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이들 기술을 현재 시공 중인 영동양수발전소에 적용해 기술적 우위를 더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박상신 DL이앤씨 대표는 “영동양수발전소, GTX-A 등 다수의 수직터널 공사를 통해 축적한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시공의 기계화와 기술의 첨단화를 선도하고 있다”면서 “RBM 공법을 통해 양수발전 분야에서도 초격차 기술 리더십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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