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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애플(iOS)과 삼성(안드로이드)으로 양분됐으며, 이로 인해 새로운 기업의 진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스마트폰 시장의 고착화는 사용자들이 특정 브랜드에 락인(lock-in)되는 효과를 강하게 일으킨다. 기자는 2011년 아이폰 4s를 시작으로 14년째 아이폰을 사용 중이며, 이와 같은 락인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 기업 샤오미는 ‘가성비’ 전략을 앞세워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을 꾸준하게 출시 중이다. 또 최근에는 샤오미코리아 법인을 세우고 한국시장에서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한다고 선언했다. 스마트폰, TV, 로봇청소기, 스마트워치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며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샤오미가 샘플로 공개한 14T로 찍은 사진.그중 독일 라이카 카메라와 협업해 개발한 스마트폰 14T가 주목받고 있다. 애플·삼성의 중상급 기종을 겨냥한 제품으로 저장용량 256GB(59만 원)와 저장용량 512GB(64만 원) 2종으로 판매 중이다. 샤오미코리아로부터 256GB 모델을 대여받아 사용하며 장·단점을 파악해 봤다.
감성적인 사진 품질… 라이카 카메라 대신 써도 될 듯
샤오미 14T로 직접 찍은 사진(무보정, 리사이즈 진행)
샤오미 14T로 직접 찍은 사진(무보정, 리사이즈 진행)
샤오미 14T로 직접 찍은 사진(무보정, 리사이즈 진행)독일 라이카社가 사진 분야에서 차지하는 브랜드 파워는 실로 막강하다. 특유의 진득한 색감이 수많은 마니아를 양산해 냈다. 니콘, 소니, 캐논 등 고성능 카메라를 제작하는 기업들이 수요 축소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라이카는 ‘명품 카메라’를 표방하며 고가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샤오미 14T로 사진을 찍어보면 라이카다운 결과물이 실제로 나온다. 독일 라이카가 개발한 고가의 렌즈를 탑재한 건 아니지만, AI와 이미지 센싱 기술을 통해 ‘라이카 느낌’을 잘 살린 사진 결과물을 보여준다. 실제로는 소니의 이미지 센서가 적용됐으며, 해당 센서가 라이카 사진의 느낌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유추된다.
샤오미 14T의 독창적인 사진 느낌은 애플·삼성 스마트폰의 사실적인 사진 묘사와는 크게 달라 신선하고 매력적이다. 라이카 카메라로 찍는 사진이 궁금했던 이들이라면 한 번쯤 경험해도 좋을 것이다.
사진과 달리 아쉬운 동영상 품질… 잡음 유입 종종 발생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오는 사진과는 달리 동영상 품질은 다소 아쉽다. 테스트 결과 잡음 유입이 종종 발생해 동영상을 재생해 보면 툭툭 튀는 잡음이 들릴 때가 있었다. 반면 녹화된 동영상 색감도 라이카 카메라 사진의 느낌을 그대로 구현하며 독특한 결과물을 보여준다.
샤오미 14T로 직접 찍은 사진(무보정, 리사이즈 진행)
샤오미 14T로 직접 찍은 사진(무보정, 리사이즈 진행)
샤오미 14T로 직접 찍은 사진(무보정, 리사이즈 진행)또 다른 장점으로는 깔끔한 스마트폰 디자인을 꼽을 수 있다. 테두리를 알루미늄으로 마감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냈으며, 3개의 카메라와 1개의 플래시를 한데 묶은 뒷면 카메라 디자인도 균형감 있는 모습을 보인다. 외형 디자인만큼은 애플과 삼성 고급 기종과 견주어도 부족하지 않은 완성도를 보였다.
익숙하지 않은 사용성… 삼성폰 사용자는 바로 적응할 듯
10년 넘게 아이폰만을 사용한 탓에 샤오미 14T에 적응하는데 다소간 어려움이 따랐다. 다만 최근 안드로이드와 iOS가 서로의 장점을 융합하고 비슷한 형태로 발전된 덕분에 1~2시간 정도 사용해보니 기본적인 작동법은 익힐 수 있었다.
대표적인 장점으로는 샤오미 스마트폰의 ‘국제화’를 꼽을 수 있다. 과거 샤오미 스마트폰은 중국 내수 시장에 집중하는 정책으로 영어 지원 없이 중국어만 사용하는 앱을 탑재하는 등 편의성이 부족했었다. 14T는 한국시장에 정식발매한 스마트폰답게 한국어 전환이 완벽하게 돼 있다. 삼성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이질감 없이 곧바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아이폰 사용자도 초기 적응만 거치면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 갤럭시 플립 모델 펼쳐놓은 정도 크기… 큰 화면 좋지만 한 손 조작은 어려워
6.7인치 대화면은 쾌적한 영상 시청 환경을 제공한다. 반면 화면이 큰 편이라 한 손으로 스마트폰을 조작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최근 인기리에 판매 중인 삼성 갤럭시 플립 모델을 펼쳐놓은 정도의 크기로 보면 된다.
전반적인 사용품질은 나무랄 곳이 없었으나, 다양한 앱을 동시에 사용하며 전환 시킬 때는 화면이 잠시 멈추는 등 버벅거리는 증상이 종종 나타났다. 특별히 불편하진 않았지만,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향후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효율도 준수했다. 완충 상태로 아침 출근길에 나선 이후 퇴근해 집에 돌아올 때까지 추가 충전 없이 사용했으며, 일주일 평균 배터리 잔량 30~40%대를 유지했다. 다만 유튜브 시청을 하면 배터리가 급격하게 소모된다는 느낌을 받았으며, 그 외에 지도, 네비게이션 등을 사용했을 때는 배터리 소모가 크지 않았다.
구글 AI 서비스 ‘제미나이’ 기본 탑재… 편리하지만 틀린 답변 잦아 주의 요구
샤오미는 구글과 협력해 AI 서비스인 ‘제미나이’를 14T에 기본 탑재했다. 스마트폰 우측면 하단에 별도 버튼을 장착했으며, 음성인식을 지원해 사용성을 높였다. 애플의 시리와 같은 음성 비서 기능을 탑재한 것으로 보면 된다.
다만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구글 제미나이의 완성도는 아직 부족하다. 샤오미 14T에 대해 질문했더니, ‘아직 공식 출시되지 않은 스마트폰’이라는 오답을 내놨다. AI의 할루시네이션(AI의 거짓·환각 등 답변오류)이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는 상황에서 사용자는 AI 서비스를 맹신하기보다는 슬기롭게 사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잘 사용하면 무척 편리하지만, 틀리거나 거짓된 정보를 태연하게 안내한다는 점에서 사용자의 주의가 필요하다.
샤오미는 중국 본토를 제외한 스마트폰 사용자의 개인정보는 싱가포르나 유럽에 별도 보관한다고 한다. 국내에서 수집되는 정보도 싱가포르에 보관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중국 IT 기업들이 개인정보를 수집해 제품 개발 등 다방면으로 활용하는 것이 공공연하게 알려진 만큼 샤오미의 개인정보도 수집될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샤오미가 샘플로 공개한 14T로 찍은 사진.
샤오미가 샘플로 공개한 14T로 찍은 사진.사용 소감을 종합해 보면 샤오미 14T는 애플·삼성의 최상위 스마트폰 수준에는 성능이 미치지 못하지만, 중급 스마트폰보다는 좋은 성능을 발휘한다고 볼 수 있다. 가격으로 보면 애플·삼성에서 100만~110만 원에 판매되는 기종과 비슷한 성능을 낸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가성비를 평가했을 때 샤오미 14T가 확실한 장점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특색있는 사진 품질, 무난한 성능 등을 고려해보면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만 없다면 사용해 볼 만한 스마트폰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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