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테쉬’ 공습 가속화… 中, 국내 직구 60% 장악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2월 12일 03시 00분


트럼프 2기 출범 美사업 어려워지자… 한국 겨냥해 대대적 ‘저가 공세’
작년 4조7000억… 4년새 4배 성장
저가 무기로 유해성-가품 논란 재워
중국인 韓제품 구매, 20%수준 급감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로 대표되는 중국산 이커머스의 한국 공습이 이어지며 국내 직구(직접구매) 시장의 중국 점유율이 60%를 넘었다. 반면 중국인들의 한국 제품 구매는 감소세를 보여 대중 직구 적자 폭은 3조 원대로 전년 대비 74.5% 늘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미국 사업이 어려워진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가 연간 거래액 242조 원 규모의 세계 5위권 이머커스 시장인 한국을 겨냥해 더욱 강해진 ‘저가 물량 공세’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국내 직구 10개 중 6개는 중국발

1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소비자들의 중국 직구 추정액은 4조7772억 원으로 전체 직구액(7조9583억 원)의 60%를 차지했다. 23.9%에 그쳤던 2020년에 비해 약 40%포인트나 늘었다. 2020년 1조399억 원이던 중국 직구액은 2021년부터 앞자리 숫자를 바꿔가며 4년간 4배 수준으로 성장했다. 2022년 1082억 원이던 미국과의 격차는 지난해 3조989억 원까지 벌어졌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자국 내 물품 재고를 처리하기 위한 시장으로 한국을 택한 C커머스의 전략이 성장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C커머스의 성장엔 가격이 저렴한 잡화가 바탕이 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2024년 중국 직구 제품 가운데 음반·비디오·악기 구매액은 859.2% 늘었고 컴퓨터 및 주변기기(601.8%), 의류 패션(554.2%)의 성장세도 컸다. 실제 국내 소비자들은 C커머스를 이용하는 주된 이유로 ‘저렴한 가격’을 꼽는다. 국내 이커머스에서 11만9020원에 판매되는 한 키보드 피아노 제품은 알리익스프레스(알리)에서 1만9650원에 판매 중이다. 가품 여부는 알 수 없지만 동일한 상품을 5분의 1 가격에 팔고 있는 것이다. 최근 알리에서 악기를 구매한 송모 씨(29)는 “다른 곳의 몇분의 1 가격이니 C커머스를 안 쓸 수가 없다”고 했다. 이 교수는 “가품, 인체 유해성 위험 논란이 있더라도 저가로 거부감을 극복한 셈”이라고 말했다.

● 한국 시장 확대하는 C커머스

국내 소비자들의 중국 제품 구매는 늘고 있지만 중국인들의 한국 제품 구매는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다. 2020년 5조2005억 원이던 대중 직구 온라인 판매액은 지난해 9777억 원으로 5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애국 소비(궈차오) 운동과 사드 보복 이후 반한 감정 확대 등의 여파로 실적이 줄었다”고 말했다. 대중 직구 불균형이 이어지며 적자 폭도 늘고 있다. 2022년 9137억 원이던 적자 규모는 지난해 3조7995억 원으로 2년 새 3배 넘게 늘었다.

한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C커머스들은 이제 직진출을 노리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사업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이자 한국을 주요 공략 대상으로 삼고 영업을 확대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알리에 이어 테무도 현재 한국인 직원들을 채용하고 물류 시스템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중국 플랫폼들이 국내 유통시장에 직접 진출해 저가 물량 공세를 앞세워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경우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은 물론이고 중소 제조업체들도 어려움에 처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내 셀러들의 경쟁력 강화와 판로를 지원하는 것이 무역 불균형을 해결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저가 공세#테무#중국산 이커머스#쉬인#알리익스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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