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이 부동산 싹쓸이? “투자 규제해야” “외교마찰 우려” 엇갈려[황재성의 황금알]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6월 15일 0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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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난해 외국인 보유 토지 증가율 크게 줄어
2: 정부의 외국인 투기성 주택거래 규제 여파
3: 중국인 부동산 싹쓸이 우려는 과장된 해석
4: 전문가, ‘규제 강화 옹호’와 ‘신중론’ 엇갈려

〈 황금알: 황재성 기자가 선정한 금주에 알아두면 좋을 부동산정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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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는 매년 분기 또는 반기 단위로 ‘왹국인 토지.주택 보유현황’을 발표한다. 지난해 말 기준 통계에서 외국인 보유 토지면적 증가율이 0.2%로 최근 10년 새 가장 낮았다. 사진은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동아일보 DB
국토교통부가 발표하는 통계정보 가운데 외국인 토지·주택 보유 현황이 있습니다. 3개월 또는 6개월마다 공개되는 자료입니다. 최근에는 매년 6월 말과 12월 말 기준으로 발표되고 있습니다.

국토부가 최근 2023년 말 기준 통계를 내놨습니다. 대부분의 언론은 ‘중국인이 국내 부동산 싹쓸이’라는 자극적인 제목과 함께 관련 기사를 정리했습니다. “지난해 외국인이 소유한 국내 주택이 9만 채를 넘어선 가운데 외국인 소유자의 55%가 중국인이었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춘 분석입니다. 일부는 “지난해 하반기 외국인 소유 국내 주택이 4230채 늘었는데, 이 중 71%를 중국인이 사들였다”는 점을 부각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보도 방향에는 정부의 외국인 부동산 투자자에 대한 규제 강화 방침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현 정부는 ‘외국인의 투기성 주택거래 규제’를 국정과제로 제시한 뒤 다양한 규제 방안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토지에 대해서만 공개하던 통계자료를 주택으로 확대한 일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지난해 3월 통계청의 승인을 받아 한국부동산원이 6개월 단위로 공개하고 있습니다. 이번이 세 번째인 셈입니다.

반면 토지 관련 통계자료는 훨씬 이전부터 공개됐습니다. 통계청과 국토부의 국토교통 관련 통계 포털인 ‘통계누리’에서는 1999년 이후 자료까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말 통계에서 주목받지 못한 중요한 사실 가운데 하나는 토지면적 증가율이 큰 폭으로 쪼그라들었다는 것입니다. 국토부에 따르면 0.2%로 전년(1.8%)보다 1.6%포인트(p) 줄었습니다. 이는 국토부가 통계에 오류가 있었다며 조사 방식을 전면 개정한 201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정부의 강력한 외국인 부동산 투자 규제 방침이 효과를 거둔 결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외국인 부동산 취득에 대해 미국 일본 호주 등 많은 국가들이 엄격한 잣대를 대고 있다”라며 “국내 부동산시장이 해외자본의 투기의 장이 되지 않도록 관련 규제를 정비하고 예방하는 정책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이런 흐름이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닐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무엇보다 외국인에 대한 규제가 자칫 외교 마찰로 나타날 경우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다는 것입니다.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인구감소의 해법 가운데 하나로 이민 확대가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외국인 부동산 보유 통계 현황과 이를 둘러싼 엇갈린 해석이 나오는 배경과 앞으로의 전망 등을 짚어보겠습니다. 국내 부동산 투자자들에게 적잖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 외국인 보유 토지 면적 전 국토의 0.26%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토지를 보유한 외국인 가운데 미국이 절반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일대 아파트 모습이다. 동아일보 DB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토지면적은 20만 4600㎡로, 전체 국토면적(1억 45만㎡)의 0.26% 수준입니다. 보유 토지를 가격(공시지가)으로 환산하면 33조 원입니다.

면적 증가율은 전년 말과 비교할 때 0.2%(59만㎡)에 불과합니다. 이는 2012년 이후 기준으로 최저 수준입니다. 국토부에 따르면 증가율은 2012년 2.6%에서 2013년 0.5%로 떨어졌다가 이듬해인 2014년 8.0%로 치솟은 뒤 2015년 9.6%로 고공행진을 이어갔습니다. 이후 2016년부터 다시 증가폭이 둔화돼 2.3%로 낮아졌고, 2022년까지 1~3%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정부가 외국인 토지 관련 통계를 수집한 것은 훨씬 이전부터입니다. 따라서 이전 통계와 비교가 필요하지만, 하지만 여기엔 문제가 있습니다. 2012년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관련 정보를 정부의 공식 통계정보시스템을 활용하지 않고 대장으로 관리한 사실이 드러난 것입니다. 이로 인해 정보가 누락되는 등 오류가 발견됐습니다.

이에 국토부는 토지대장과 왼국인토지 관리대장을 전수조사하고, 외국인 토지내역을 일일이 확인하는 작업을 거쳐 오류를 정정합니다. 그 결과 2011년 말 기준 외국인 토지보유 면적(2억 2692만㎡)이 이전 통계(2억 3184만㎡)보다 2.1%(492만㎡) 줄어듭니다. 이로 인해 2011년 이전 통계는 별도 관리하고 있습니다.

국적별 비중은 미국이 전년 말 대비 0.1%(20만㎡) 증가하며 외국인 전체 보유 면적의 절반이 넘는 53.3%(1억 4116만㎡)를 차지했습니다. 이어 중국(7.9%) 유럽(7.1%) 일본(6.2%) 등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토지를 보유하고 있는 외국인을 주체별로 분석해 보면, 외국 국적 교포가 55.7%로 가장 많았고, 합작법인 등 외국법인이 33.9%로 뒤를 이었습니다. 순수외국인은 10.2%에 불과했습니다.

지역별로는 경기가 전체 외국인 보유 면적 가운데 18.4%(4869만㎡)로 가장 많았고, 전남(14.8%), 경북(13.7%) 등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국내 부동산 시장을 선도하는 서울의 경우 외국인 보유 토지 면적 비중이 1.8%(318㎡)에 불과합니다. 가격이 비싼 데다 토지 매입에 대한 규제가 많은 지역이라는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됩니다.

외국인이 보유한 토지의 용도는 임야·농지 등 기타 용지가 67.6%(1억 7887만㎡)로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선산 등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토지가 큰 비중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어 공장용지(22.2%) 레저용지(4.5%) 주거용지(4.1%) 등의 순으로 확인됐습니다.

● 외국인 보유 주택 비중 전체 주택의 0.48%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주택을 국적별로 보면 중국인이 55%를 차지했다. 사진은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위치한 송도 웰카운티 3단지 외국인 전용 임대주택. iH 제공
반면 외국인 보유 주택의 양상은 토지와 많이 달랐습니다. 우선 지난해 말 기준으로 보유 주택 수는 9만 1453채로 집계됐습니다. 전체 주택(1895만 채)의 0.48% 수준입니다. 주택을 소유한 외국인은 8만 9784명이었습니다.

가구 수 기준으로는 2023년 상반기(8만 7223가구)와 비교하면 4.85% 증가했고, 소유자 역시 8만 5358명에서 5.19% 늘었습니다.

소유자 국적별로는 중국인이 전체의 55%에 달하는 5만 328채를 소유해 가장 많았습니다. 미국인(22.9%·2만 947채), 캐나다인(6.7%·6089채)가 뒤를 이었습니다.

지역별로는 경기에 3만 5126채(38.4%)가 분포해 가장 많았고, 서울 2만 2684채(24.8%), 인천 8987채(9.8%)의 순이었습니다. 수도권에 6만 6797채, 73.0%가 집중된 셈입니다. 반면 비수도권에는 2만 4656채로 3분의 1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시군구별로 보면 경기 부천이 4671채(5.1%)로 전국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어 경기 안산 단원(2910채·3.2%) 경기 시흥(2756채·3.0%) 경기 평택(2672채·2.9%)의 순이었습니다. 상위권 지역은 중국인 등 외국인 근로자들이 몰려 사는 지역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주택 유형별로는 공동주택이 8만 3313채(아파트 5만 5188채, 연립·다세대 2만 8125채)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단독주택은 8140채에 불과했습니다.

주택수를 보면 1채 소유자가 8만 3895명(93.4%)로 대부분이었지만 2채(5.2%)도 적잖았고, 3채 이상(1.4%)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결과를 두고 대부분의 언론들은 “중국인들이 (투기 목적으로) 한국 부동산을 싹쓸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했습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지나친 해석이라는 주장도 나옵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체류 외국인은 250만 명인데, 이 가운데 중국인이 무려 37.6%(94만 명)에 달합니다. 이들 중국인이 보유한 주택이 5만 채에 불과한 상황에서 싹쓸이라는 표현은 과장됐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중국인들의 부동산 투자는 관심 깊게 지켜봐야 합니다. 중국인 부유층 이민이 많은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의 집값은 중국인에 의해 좌우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이기 때문입니다.

● 투자 규제는 세계적 추세 VS 외교 마찰 비화 우려


정부는 외국인의 투기성 부동산 거래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강도 높은 규제를 실시할 방침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반응은 다소 엇갈린다. 사진은 서울 남산에서 한 시민이 시내 아파트들을 내려다 보는 모습니다. 동아일보 DB
한편 국토부는 통계결과를 공개한 보도자료에서 “올해 6~11월까지 외국인 토지·주택 보유 통계와 거래신고 정보를 연계해 불법행위가 의심되는 이상 거래를 조사하는 등 외국인의 부동산 투기거래를 지속적으로 엄격하게 관리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외국인의 투기성 주택거래 규제’를 국정과제로 제시하고 관련 규제를 쏟아낸 정부 방침의 연장선에서 취해진 조치로 풀이됩니다.

그동안 정부가 거둔 외국인 투기 단속에 따른 성과도 적잖았습니다. 지난해 12월 국토부는 외국인 주택 및 오피스텔 거래 불법행위에 대한 기획조사 결과를 공개했는데, 위법이 의심되는 거래 272건을 적발했습니다. 전년도 진행된 외국인 주택거래 불법행위 기획조사와 지난해 초 진행된 토지거래 불법행위 기획조사에 이은 세 번째 기획조사였습니다.

국토부에 따르면 적발된 272건에서 모두 423건의 위법의심행위가 적발됐습니다. 주요 유형별로 보면 우선 해외자금 불법반입이 36건이나 됐습니다. 외국인이 부동산 취득을 위해 해외에서 1만 달러를 초과하는 현금을 휴대 반입하면서 신고하지 않거나, 외국환은행을 거치지 않고 ‘환치기’를 통해 자금을 불법 반입한 경우 등입니다. 이는 사실로 확인되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집니다.

방문취업 비자(H2) 등 영리활동이 허락되지 않은 자격으로 체류하면서 자격 외 활동허가를 받지 않고 임대업을 하는, 이른바 ‘무자격비자 임대업’도 17건이 적발됐습니다. 이는 출입국관리법 위반 사항인데,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형과 함께 강제퇴거 조치 대상입니다.

편법증여 의심사례도 10건입니다. 부모나 법인 등 특수관계인이 부동산 거래대금을 매수인(자녀나 법인대표 등)에게 빌려주면서 차용증이 없거나 적정 이자 지급 사실 확인이 어려운 경우입니다. 탈세가 드러나면 미납세금과 가산세가 추징됩니다.

개인사업자가 금융기관으로부터 기업 운전자금 용도로 대출을 받은 뒤 실제로는 주택 등 부동산을 매수한 경우도 4건이나 적발됐습니다. 또 주택 거래를 하면서 실제 거래가격과 다른 거래금액을 신고한 것으로 의심되는 경우도 20건이나 됩니다.

한편 법무부는 지난해 5월 부동산투자이민제 시행 기간을 2026년까지 3년 더 연장하되, 투자금액 기준을 5억 원에서 10억 원 이상으로 대폭 상향 조정했습니다. 국회도 이런 흐름에 발맞춰 지난해 4월 ‘부동산거래신고법’을 개정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시 허가대상자에 외국인을 포함해 특정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고, 개정법은 지난해 10월 19일부터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이러한 우리 정부 방침에 대한 전문가들의 반응은 엇갈립니다. 긍정적인 쪽은 미국 등 많은 국가들이 외국인 부동산 투자자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추세를 감안하고, 국내 부동산시장을 해외자본으로 보호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주장입니다.

반면 우려하는 측은 외국인에 대한 강한 규제가 외교 마찰로 비화하면서 우려되는 국내 경제에 미칠 악영향과 인구 감소의 해법으로 제시되고 있는 이민 확대 정책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며 수위 조절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특히 최근 5년여 동안 부동산 투자이민제로 이민이 허용된 외국인 중 중국인이 90%를 차지한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자칫 외국인 부동산 투자 규제 강화가 중국인 차별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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