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단기납 종신보험 과당경쟁’ 자율시정 권고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3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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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라인 등 직접 개입 입장 선회
“과도한 환급률 유지땐 경영진 면담”

과당경쟁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단기납 종신보험’과 관련해 금융감독원이 보험업계에 자율 시정을 권고했다. 업계의 자율로 맡기되 향후 시정사항이 반영되지 않을 경우 경영진 면담, 현장 검사 등에 나설 계획이다.

24일 금융당국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생명보험협회에 각 보험사의 단기납 종신보험의 현행 환급률 수준이 적정한지 평가하고 자율적인 시정에 나설 것을 권고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다음 달 1일 상품 개정 이후에도 과도한 환급률을 유지할 경우, 경영진 면담을 실시하거나 현장 검사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기납 종신보험은 보험료를 5년이나 7년간 납부하고 가입을 10년 이상 유지하면 낸 보험료보다 최대 30% 이상을 돌려주는 상품이다. 연초부터 생명보험사들은 7년 단기납 종신보험의 10년 시점 해지 환급률을 130% 이상으로 높여 판매하며 과당경쟁을 부추겨 왔다. 작년부터 새 회계제도(IFRS17)가 도입되면서 종신보험 등의 보장성 보험을 많이 파는 게 수익성 극대화에 유리해졌기 때문이다.

당초 금감원은 단기납 상품의 환급률 인하 등을 골자로 한 가이드라인을 배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과당경쟁이 어느 정도 진정됐다는 판단에 직접 개입하는 대신 업계에 자율적인 시정을 요청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단기납 종신보험이 사실상 저축성 보험처럼 판매되고 있어 소비자들의 혼란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한다. 또 10년 이후 가입자들이 보험을 한꺼번에 해지할 경우 보험사들의 재무 건전성 우려가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의 권고 사항에 따라 다음 달부터 판매되는 단기납 종신보험의 환급률은 120% 안팎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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