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 이재용, 현장경영 시동…美·유럽 찾아 위기극복 해법 찾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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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2월 6일 15시 38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회계부정·부당합병 관련 1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4.2.5/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회계부정·부당합병 관련 1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4.2.5/뉴스1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에 따른 불법 승계 의혹’ 1심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다음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2020년 9월 기소된 후 3년5개월간 106회 재판 중에도 국내외 현장 경영 행보를 거르지 않았던 만큼, 사법리스크를 덜어낸 후로는 더욱 활발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삼성전자(005930) 서울 서초사옥 집무실로 정상 출근해 일상적인 업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긴 시간 발목을 잡았던 사법리스크가 전날(5일) 법원 판결로 상당 부분 해소된 상황이어서 현장 경영을 위한 일정·장소도 고심 중일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그동안 이 회장이 중대한 사업적 결정이나 해외 출장 일정 등을 수행할 때 재판에 어떤 영향을 줄지 매번 신경을 쓰고 조심스러워했지만 이제 어느 정도 해소됐다”며 “고려할 만한 변수가 줄어든 만큼 앞으로 행보가 더욱 적극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전망했다.

‘12차례·14개국’. 2022년 10월 회장 취임 후 공식적으로 알려진 이 회장의 해외 출장일정이다. 비공식적인 일정까지 합칠 경우 지구 세 바퀴 이상의 거리를 이동한 셈이다. 이 회장은 재판 진행 중에도 사업 구상에 몰두하며 사업장 점검, 비즈니스 파트너 회동 등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반도체·가전·모바일 등 사업에서 고전 중인 삼성의 위기극복 해법을 찾기 위한 이 회장의 행보는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이 회장의 다음 출장 행선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유력한 후보로는 미국, 유럽이 꼽힌다. 주요 고객사 및 협력사, 비즈니스 파트너들이 있기 때문이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해 10월 결심공판 이후 첫 대외 행보로 유럽 출장을 택한 바 있다. 작년 11월 영국과 프랑스를 찾아 한·영 비즈니스 포럼 참석, 엑스포 유치 활동을 펼치며 ‘민간 외교관’ 역할을 수행했다. 12월에는 네덜란드로 가 ‘슈퍼을’ 반도체 장비회사 ASML을 만난 뒤, 국내에 공동 R&D(연구개발) 센터 건립이라는 성과도 냈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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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도 꾸준히 찾고 있다. 지난해 5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미래 협력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고, 미국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 본사를 찾아 누바 아페얀 모더나 공동 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과도 만났다. 이번에도 미국을 찾아 글로벌 네트워크 다지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중동도 가능성이 높다. 이 회장은 작년 추석, 연휴도 반납하고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이집트 등 중동 지역을 찾았다. 이 출장에서 이 회장은 사우디아라비아 서북부 타북주에서 삼성물산이 참여하고 있는 친환경 스마트시티 ‘네옴(NEOM)’ 산악터널 공사 현장을 점검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23년 10월 1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서북부 타북주 ‘네옴’ 신도시 건설현장에 도착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2023.10.2/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23년 10월 1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서북부 타북주 ‘네옴’ 신도시 건설현장에 도착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2023.10.2/뉴스1
그는 이곳에서 “중동은 미래 먹거리와 혁신 기술 발휘 기회로 가득 찬 보고(寶庫)”라며 “‘글로벌 삼성’의 미래를 건 최전선에 있다는 마음으로 과감하게 도전하자”고 강조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국내 사업장을 우선 둘러볼 것으로 예상한다.

재계 관계자는 “1심 무죄 판결로 이 회장의 대내외 경영이 한결 편해진 것은 맞다. 하지만 검찰 항소 가능성이 있어 당분간 로키(low key) 행보를 조용히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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