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감원장 “태영건설 채권단, 폭넓은 지원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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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1월 9일 10시 54분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2024년 신년 금융현안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1.9. 뉴스1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2024년 신년 금융현안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1.9. 뉴스1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009410)에 대해 모회사를 포함한 계열사의 유동성 등을 포함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채권단 지원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다. 당초 태영그룹 측의 자구안에 대해 ‘남의 뼈를 깎는 방안’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한 것에서 다소 누그러진 입장이다.

이 원장은 9일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2024년 신년 금융현안 간담회’에 참석해 “(태영건설)채권단은 채무자 측의 회사를 살리려는 의지가 확인될 경우 기업개선을 위해 불가피하다면, 채무자의 직접 채무 뿐만 아니라 직간접 채무 또는 이해관계자에 대한 지원 등도 폭넓게 고려하는것이 워크아웃의 본래 취지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7개 금융지주회사(KB·신한·농협·우리·하나·한국투자·메리츠) 회장 및 산업·기업은행장 등이 참석했다.

그는 “과거에도 워크아웃 시 그룹내 계열단위의 유동성을 같이 조정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채권단이 채권집행을 유예해 본채무를 살리는 워크아웃의 본래 취지상 (모회사 등에 대한)채무보증 청구를 일제히해서 모회사를 포함한 그룹전체의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는, 의도치 않은 결과를 피할 수 있도록 워크아웃 신청기업뿐만 아니라 모기업 등 연관회사의 유동성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금융감독원은 워크아웃의 기본 취지에 따른 채권단의 의사결정에 대해서는 비조치의견서 발급 등을 통해 해당 담당자에 대해 사후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앞서 태영그룹이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1549억원을 태영건설에 투입했는지 여부를 두고 채권단으로부터 강한 반발을 샀다. 태영그룹이 매각 대금 가운데 890억원을 태영건설에 직접 지원하지 않고 티와이홀딩스와 태영건설의 연대채무를 상환하는 데 사용하면서다.

이에 대해 지난 4일 이 원장은 “채권단 입장에서는 태영건설 자구계획이 아니라 오너일가 자구계획”이라며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뼈를 깎는 자구노력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지금 와서 보면 채권단 입장에서는 남의 뼈를 깎는 노력”이라고 질타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태영그룹은 9일 오전 채권단과 당국의 요구를 수용해 890억원을 납입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는 평가다. 이 과정에서 이 원장은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과 만나 티와이홀딩스 등의 자금사정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윤 창업회장으로부터 티와이홀딩스에 보증채무가 집중되며 디폴트가 날 수 있는 상황에서 유동성을 유보한 측면이 있다는 입장을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채권단과 갈등이 촉발된 ‘890억원 우회지원’이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배경에서 이 원장은 채권단이 워크아웃 대상 회사인 태영건설뿐 아니라 그룹의 종합적인 재무상황을 고려해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 원장은 “다만 은행 등 채권단 사이에서는 어떤 수단을 다 내놓더라고 오너의 헌신과 기업을 살리겠다는 확신이 보여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며 “오늘이나 내일(9일~10일)사이에 양측의 입장이 정리가 돼야 워크아웃 개시 및 향후 계획이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태영건설 측은 이날 오전 태영건설에 대한 추가 자구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자구안에는 티와이홀딩스 지분을 담보로 자금을 확보해 태영건설에 지원하는 방안이 담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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