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유튜브 등 구독료 인상
“생활 더 팍팍해질 수밖에 없다”
제품용량 줄여 편법 가격 인상도
“예전보다 장 보는 간격 줄었다”
매달 구독료를 내야 하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는 가운데 일부 식품 회사가 제품 용량을 줄이는 방법으로 사실상 가격 인상 효과를 누려온 사실도 확인됐다. 이에 OTT 이용률이 높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경제적 부담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4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해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OTT 이용자는 1인당 평균 2.7개의 플랫폼을 사용한다. 특히 20대(95.9%)와 30대(90.9%)는 10명 중 9명이 최소 1개의 OTT를 구독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20대와 30대의 일상에서 OTT는 필수품이 됐지만, 최근 매월 지불해야 하는 구독료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넷플릭스는 계정 공유 제한에 이어 가장 저렴한 요금제의 신규 가입도 막았다. 이용자 대부분이 넷플릭스 계정 1개를 여러 명이 함께 사용하는 방식으로 구독료를 아꼈는데 앞으로는 이 방법을 사용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여기에다 가장 저렴한 요금제 가격이 1만3500원으로 오르며 이용자들의 부담이 더욱 커졌다.
유튜브도 광고 없이 동영상을 볼 수 있는 유튜브 프리미엄 가격을 1만450원에서 1만4900원으로 단번에 43% 인상한다고 밝혔다. 디즈니 플러스, 티빙 등도 구독료 인상 대열에 합류하며 전체 OTT 가격의 상승 추세가 계속되고 있다.
가격이 올라도 생활 일부가 된 OTT 구독을 포기하지 못한 이들 사이에서는 부담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서울 마포구에서 자취하는 직장인 강모(29)씨는 “퇴근하고 나면 넷플릭스나 유튜브를 보며 저녁 시간을 보낸다”며 “OTT 요금이 월 몇천 원 더 오르면 혼자 벌어서 생활하는 입장에서 생활이 더 팍팍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에 사는 직장인 정모(28)씨도 “할인율이 큰 연간권을 결제하는 편인데 지금도 OTT 하나당 10만원 정도를 지불해야 해 부담이 크다”고 토로했다.
이런 상황에서 제품 용량을 줄여 사실상 가격 인상과 같은 효과를 보는 ‘슈링크플레이션’ 관행도 정부 실태 조사에서 확인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전날(13일) 9개 품목의 37개 상품에서 슈링크플레이션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슈링크플레이션은 양을 줄이는 ‘슈링크(shrink)’와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다.
견과류, 김, 만두, 소시지, 핫도그 등 다양한 식품군에서 편법 가격 인상이 사용됐다. 슈링크플레이션이 가장 심했던 한 핫도그 제품 용량은 한 봉지 400g(5개)에서 지난 3월 320g(4개)으로 줄었다.
서울 종로구에 사는 프리랜서 김모(31)씨는 “과자 대신 질소가 가득한 질소 과자는 진작부터 유명했는데 이제 모든 식품의 양이 전체적으로 줄고 있다”며 “예전에는 한 번 장 보면 보름은 먹었는데 이제는 열흘 정도면 없더라”고 전했다.
이에 소비자원은 내년부터 가격조사전담팀을 설치하고, 가격 정보 포털 참가격 품목을 128개(336개 상품)에서 158개(500여개 상품)로 확대해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자산이나 소득 수준이 높지 않은 20대, 그 중에서도 생활비를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1인 가구는 경제적 압박을 많이 받을 것”이라며 “젊은 층에게 OTT는 일상이 됐기 때문에 OTT 가격 인상이 20대들의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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