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강국 한국, 시장 선도에 유리한 위치”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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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드나르스키 S&P 애널리스트
“자원국과 협력, 지정학적 위기 대처”

“이차전지 산업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줄이기 위한 정책들이 잇따라 실행되고 있는 만큼 한국 기업들이 기민하게 대처한다면 시장 리더 자리를 지킬 수 있습니다.”

6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동아비즈니스포럼 2023’에 참석한 루카스 베드나르스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수석 애널리스트(사진)가 한국 배터리산업에 대해 이렇게 진단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디리스킹(derisking·위험 완화)’ 정책의 일환으로 시행 중인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나 배터리여권(Battery Passport) 제도를 한국이 오히려 역이용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그는 “미국이 IRA를 실행하면서 전기차 및 이차전지 분야에도 대규모 예산을 할당했다”며 “한국 기업들은 적극적인 R&D 투자와 리튬, 니켈 등 주요 광물의 채굴 및 가공 영역에서의 협업을 통해 이 기회를 선점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IRA는 완제품은 물론이고 배터리를 이루는 부품과 물질 모두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나라에서 생산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라며 “이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이 바로 한국”이라고 강조했다.

‘배터리 전쟁’의 저자인 베드나르스키는 최근 이차전지 시장의 공급 과잉 논란에 대해 “공급 과잉이 아닌 ‘공급 능력’ 과잉”이라고 했다. 배터리 업체들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나고는 있지만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에 공급할 수 있을 만큼 기술과 안전 측면에서 검증이 끝난 기업은 소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한국 배터리 3사와 중국의 CATL, BYD, 일본 파나소닉 정도가 이에 해당한다. 이들 톱티어 업체의 경우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생산을 늘려도 된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최근 칠레, 멕시코, 짐바브웨 등의 자원 국유화 움직임에 대해서는 “자원을 가진 나라일수록 셀이나 양극재 제조 등에서 차별되는 공급망을 구축한 한국 같은 나라와 협업하려는 필요가 커질 것”이라며 “한국 기업들은 이런 기회를 적극 활용해 지정학적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재웅 기자 jwoong04@donga.com
#배터리 강국#한국#시장 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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