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과’ ‘케미칼’ ‘車’ 떼고 새 간판… 롯데제과 등 이름 바꾸기 바람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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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제과, 56년만에 개명할 듯
포스코케미칼→포스코퓨처엠
쌍용차는 ‘KG모빌리티’ 유력
제일제당-매일유업도 한때 검토

빼빼로와 롯데껌, 마가렛트 등을 만들어온 롯데제과의 이름이 56년 만에 바뀔 것으로 보인다.

1967년 신격호 롯데 창업주가 설립한 롯데그룹의 모태 격 회사이지만 종합식품기업으로 몸집이 커지면서 기존 사명이 가정간편식(HMR)과 육가공품, 식자재, 대체 단백질 등 미래 먹거리 사업을 포괄하지 못한다는 내부 의견에 따른 것이다.

국내 주요 기업들이 ‘새 간판’ 달기에 나섰다. 식품업계는 사명에서 ‘제과’ ‘유업’ ‘제당’을 떼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창업 당시 이름이 현재 ‘K푸드’로 불릴 만큼 커버린 덩치를 모두 담지 못한다는 판단에서다. 친환경 미래 산업으로 전환하고 있는 자동차·철강·조선·중공업 등 소위 ‘중후장대(重厚長大)’ 산업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 식품업계 ‘새 간판’ 달기

2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3월 주주총회에서 사명 변경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새 사명으로는 ‘롯데웰푸드’ 등이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12월 ‘롯데웰푸드 주식회사’로 상호 변경을 전제로 하는 가등기를 낸 바 있다. 이는 롯데제과가 지난해 7월 롯데푸드를 합병하고 매출 4조 원대 기업이 되며 사업 영향이 넓어진 영향이 크다.

대상도 올해 1월 대상F&B의 사명을 ‘대상다이브스’로 바꿨다. 2021년 카페 종합몰 ‘씨엔티마트’를 인수하는 등 식음료 제조를 넘어 유통으로 사업을 확장한 데 따른 것. 한국야쿠르트는 2021년 창립 52년 만에 hy(에치와이)로 이름을 바꿨다.

사명 변경안이 보류된 경우도 있다. CJ제일제당은 한때 ‘제당’을 떼려다 현 사명을 유지하기로 했다. ‘설탕 제조업’이란 사명이 바이오 등 신사업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취지였지만 1953년 이병철 삼성 창업주가 세운 ‘제일제당공업주식회사’란 이름을 지키자는 의견이 우세했다. 카페 폴바셋, 중식당 크리스탈제이드 등 외식업을 겸하는 매일유업도 ‘유업’을 떼려 했지만 매일홀딩스 체제로 바뀌며 관련 논의가 중단됐다.

● 중공업도 ‘친환경’ 담은 새 간판 달기

포스코케미칼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3월 주총에 사명을 ‘포스코퓨처엠’으로 변경하는 안건을 올리기로 승인했다. 미래(Future)와 소재(Materials), 변화(Move) 등의 이니셜 표기를 결합해 친환경 미래 소재 기업임을 드러내기 위한 취지다.

인수합병(M&A)을 계기로 사명 변경을 검토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 지난해 8월 KG그룹으로 인수된 쌍용자동차는 3월 주총에서 KG모빌리티로 사명을 바꾸는 안건을 결정한다. 미래차 전환에 나선다는 의미가 깔려 있다. 한화가 인수를 추진하는 대우조선해양도 ‘한화오션’ 등으로 이름이 바뀔 가능성이 점쳐진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말 창립 50주년을 맞아 ‘HD현대’로 이름을 바꿨다. 낡은 산업으로 인식되는 중공업의 이미지를 벗고 미래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회사 측은 “인간이 가진 역동적인 에너지(Human Dynamics)로 인류의 꿈(Human Dreams)을 실현하겠다는 뜻을 담았다”고 했다.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롯데제과#개명#56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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