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소 창사이래 첫 ‘고로 3기 올스톱’

  • 동아일보

고로 중단 길어지면 비용 ‘눈덩이’
생산차질땐 車-조선 등에도 영향

7일 경북 포항시 포항제철소에서 포스코 직원들이 배수작업 후 남은 토사를 정리하고 파손된 시설물을 복구하고 있다. 이번 태풍으로 인한 침수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1만5000여 명의 포스코 및 협력사 직원이 투입됐다. 포스코 제공
7일 경북 포항시 포항제철소에서 포스코 직원들이 배수작업 후 남은 토사를 정리하고 파손된 시설물을 복구하고 있다. 이번 태풍으로 인한 침수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1만5000여 명의 포스코 및 협력사 직원이 투입됐다. 포스코 제공
포스코홀딩스는 태풍 ‘힌남노’로 경북 포항시 포항제철소가 침수되면서 제강과 압연 등 제철 전 공정을 중단한다고 7일 공시했다.

포항제철소에서 모든 고로가 멈춘 것은 1973년 쇳물을 뽑아내기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포스코는 이틀간 배수 작업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이날 오후까지도 지하 시설에는 상당량의 물이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전기 공급 시설인 수전변전소를 이틀 안에 정상화해 생산·설비시설 점검에 들어갈 계획이다.

핵심 시설인 3개의 고로(용광로)는 이번 침수로 직접 피해를 보진 않았다. 다만 쇳물이 이동해야 하는 다른 생산 공정이 모두 멈추면서 고로도 ‘휴풍’(가동 일시 중단)을 지속하고 있는 상태다. 철강업계에서는 고로의 최대 휴풍 기간은 5일 안팎으로 내다본다. 이 기간을 넘기면 고로 내부가 차가워져 재가동하는 데 막대한 비용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고로는 발전 및 송배전 시설이 복구되고, 압연 등 후공정 시설이 정상화한 뒤에야 재가동(송풍)될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는 “생산 재개 예정일은 검토 중이며, 추후 별도 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휴풍 기간이 길어질 경우 송풍과 휴풍을 번갈아가면서 고로 내부 온도를 유지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는 조업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을 단장으로 한 ‘태풍재해복구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태풍 피해 복구에는 포스코 본사와 포항제철소 임직원은 물론이고 협력사 직원까지 약 1만5000명이 투입됐다.

포스코홀딩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76조3000억 원, 이번에 생산이 중단된 공정과 관련한 매출액은 18조5000억 원으로 전체의 24.2%에 이른다. 포항제철소에서 철강제품 생산 차질이 빚어지면서 조선, 자동차, 건설 등 다른 산업으로 피해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포스코는 이에 광양제철소 생산량을 늘려 포항제철소 조업 중단 여파를 일부 상쇄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전날 포항제철소에서 비상대책회의를 주재한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수해 복구를 위해 그룹 차원의 총력 지원과 대응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항제철소#올스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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