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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원희룡 국토 “임대차3법 중 갱신요구권-상한제 없애야”

입력 2022-06-30 03:00업데이트 2022-06-30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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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사진)이 임대차3법의 핵심인 계약갱신요구권과 전월세상한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새 정부는 출범 이후 임대차3법에 ‘보완이나 수정’을 언급했지만 원 장관이 ‘폐지’를 직접 언급하며 임대차 제도에 대한 대대적인 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원 장관은 2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임대차3법은 이대로 갈 수는 없는 법”이라며 “졸속 입법(2020년 7월)한 부분에 대해서 근본적으로 손질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집주인 편을 드는 게 아니라 세입자들의 주거 안정 취지를 달성하면서도 시장 원리에 따라 임대인들도 공급량(전월세 물량)을 늘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의 물량이나 가격을 직접 통제하는 계약갱신요구권과 전월세상한제 대신 시장 원리에 거스르지 않는 대안을 내놓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그는 소형 아파트(전용면적 60m² 이하) 위주로 등록 임대를 부활하고 집주인에게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를 주는 방법으로 전월세 물량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했다.

원희룡 “집주인 인센티브”… 10년 임대차계약 유지땐 ‘보유세 면제’ 검토


전월세 가격 통제 임대차법 탓… 물량은 줄고 가격 올랐다고 판단
임대 연장-임대료 소폭 인상땐, 세제혜택줘 매물 유도하기로
소형 임대사업자 부활도 시사
“강남 집값 잡기가 목표는 아냐… 세금 정의롭게 매기는게 중요”


“이대로 갈 수 없는 법이다. 졸속 입법한 부분은 근본적으로 손질해야 한다.”

29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다음 달 말 시행 2년이 되는 임대차 3법에 대해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낸 것은 시장 원리에 반하는 정책은 결국 실패한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세입자를 보호하려면 가격을 묶어두는 직접적인 규제보다는 시장에 자연스럽게 전월세 매물이 늘어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입자 주거 안정을 위해 임대기간을 10년 유지한 집주인에게는 보유세를 면제해줄 수도 있다는 파격적인 방안도 제시했다.
○ “임대차 3법, 이대로 갈 수 없어”
원 장관이 임대차 3법 폐지를 언급한 것은 전세 기간을 ‘2년+2년’으로 강제하는 계약갱신요구권과 전월세 인상률을 5%로 묶어 전월세 가격을 직접 통제하는 전월세 상한제가 전월세 물량 급감과 가격 급등을 초래했다는 판단을 하기 때문이다. 다만 원 장관은 전월세 신고제는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2020년 7월 말 임대차법 시행 이후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23%(KB부동산 올 6월 20일 기준) 올랐다. 계약 기간이 끝난 뒤 가격을 올리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는 집주인들이 신규 임대를 놓을 때 가격을 대폭 올린 데 따른 것이다. 원 장관은 “(집주인이 계약 갱신 기간이 끝난) 4년 뒤 한꺼번에 (임대료를) 올리고, 지역별로 전월세 전환율을 묶어 놓아 집값이 오르는 부작용이 나타났다”고 했다.

다만 원 장관 뜻대로 계약갱신요구권과 전월세 상한제를 폐지하려면 국회 통과가 필요해 향후 진통이 예상된다. 현재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에서는 임대차 3법 폐지를 반대하고 있다. 원 장관은 “야당이 응해주진 않으면서 정쟁만 일어날 수 있어 대안을 제시해 최대한 합의를 이끌어 내겠다”고 했다.
○ 임대 10년 유지하는 집주인, 보유세 면제 검토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9일 오전 서울 중국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부동산 정책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원 장관은 임대차 3법의 새로운 대안으로 ‘집주인 인센티브’를 제시했다. 임대 기간을 연장하고 임대료를 소폭 올린 다주택자에게 등록임대사업자에 준하는 세제 혜택을 줘 전월세 매물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원 장관은 “‘2+2’를 다섯 번 유지하면 보유세가 제로(0)가 되는 누진적 인센티브 등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세금, 대출, 세입자와 보증 문제 등과 관련해 인센티브를 줄 수 있는 게 많다”고 설명했다. 집주인이 2년씩 5번, 총 10년 동안 임대차 계약을 유지하면 재산세 감면,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 양도세 중과 배제 등 혜택을 줄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현행 10년 등록임대사업자(비아파트)도 비슷한 혜택을 받는다.

그는 또 소형 아파트(전용면적 60m² 이하) 등록임대사업자 제도 부활도 시사했다. 문재인 정부 때에는 임대사업자를 투기의 온상으로 보고 제도 자체를 폐지했지만, 민간임대주택을 공급한다는 이들의 순기능을 인정해 혜택을 줘서 전월세 매물을 늘리겠다는 것. 원 장관은 “전 정부에서 서울의 큰 아파트에도 등록임대사업자 세제 혜택이 적용되다 보니 투기에 악용된 게 치명적 실수였다”며 “서민들이 이용하는 소형 아파트에 등록임대를 적용해 공급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 “강남 집값 잡기 목표하지 않겠다”
원 장관은 보유세 부과 기준도 주택 수가 아니라 주택 가액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공약으로 내걸었던 사항이기도 하다. 원 장관은 “다주택자여도 세금을 합리적으로 매겨야 하고 착한 임대인으로서 안정적인 (민간임대) 공급자 역할을 하는 사람은 대우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극심한 거래절벽 속 집값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는 상황을 두고는 “초고가 주택은 특수 시장으로 따로 놓고 봐야 한다”며 “강남 집값을 잡겠다는 목표를 세우면 전 정부처럼 될 수 있기 때문에 특수 시장은 그것대로 다루면서 세금을 정의롭게 매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집값 전망에 대해선 “기준금리가 본격적으로 오르고 있어 전체적인 집값 평균이 대폭 상승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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