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로 미래 과일 지도 바뀐다…50년 뒤 사과·배 강원에서만 수확

  • 뉴시스
  • 입력 2022년 4월 13일 14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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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지 않은 미래에는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강원도 일부지역에서만 사과와 배 재배가 가능하고, 샤인머스켓과 같은 고품질 포도 재배가 가능한 지역도 감소할 전망이다.

대신 제주가 주산지인 감귤은 남해안과 강원도 해안지역에서 재배할 수 있고, 단감도 중부내륙 전역으로 재배지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농촌진흥청은 13일 브리핑을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최신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반영한 6대 과일의 재배지 변동을 예측했다고 밝혔다.

농진청에 따르면 50년 뒤인 2070년대에는 사과, 배, 포도, 단감, 감귤, 복숭아 등 주요 과일의 재배 지역이 지금과는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이들 과일 재배 적지와 재배 가능지를 2090년까지 10년 단위로 예측한 결과, 사과는 지속적으로 감소했고, 배, 복숭아, 포도는 2050년 정도까지 소폭 상승한 후 줄었다. 단감과 감귤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과는 과거 30년 기후 조건과 비교하면 앞으로 지속해서 재배 적지와 재배 가능지가 급격하게 줄어든다. 2070년대에는 강원 일부 지역에서만 재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배는 2030년대까지 총 재배 가능지가 증가하다가 2050년대부터 줄고, 2090년대에는 강원 일부 지역에서만 재배가 가능할 것으로 예측됐다.

복숭아는 2030년대까지 총 재배 가능지 면적이 과거 30년간 평균 면적보다 소폭 증가한다. 하지만 이후 급격히 줄어 2090년대에는 강원 산간지에서만 가능할 전망이다.

포도는 총 재배지 면적을 2050년대까지 유지한 후 급격히 줄어 2070년대에는 고품질 재배가 가능한 지역이 급격히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단감은 2070년대까지 재배 가능지가 꾸준히 증가하고 재배 한계선도 상승한다. 산간 지역을 제외한 중부내륙 전역으로 재배지가 확대될 전망이다.

감귤(온주밀감)은 총 재배 한계선이 제주도를 벗어나 남해안과 강원 해안지역에서도 감귤 농장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과와 배는 7도 이하에서 1200∼1500시간 이상 경과해야 정상적인 재배가 가능하다. 사과, 포도는 성숙기에 고온일 경우 과실의 착색 불량 등 품질이 나빠진다. 저온에 취약한 감귤이나 단감은 겨울철의 최저기온이 비교적 높아야 생육이 가능하다.

농진청은 기후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20년 발표한 기후변화 시나리오(SSP5-8)를 활용해 농업용 미래 상세 전자기후도를 제작, 농업환경에 맞는 ‘작물별 재배지 변동 예측 지도’를 개발했다.

2081년∼2100년 사이 전 세계와 우리나라 연평균기온은 각각 6.9도, 7.0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토의 6.3%를 차지하는 아열대기후대(월평균 기온 10도 이상이 8개월 이상 지속)는 2030년대 18.2%, 2050년대에는 55.9%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번 시나리오에서는 재배 가능지가 북부나 산지로 약 10~20년 정도 빠르게 이동할 것으로 나타났다. 재배 가능지가 줄고, 확대 속도 또한 더 빨라질 것으로 분석됐다.

농진청은 기후변화에 따른 작물 생산성과 품질 저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후 적응형 품종을 육성하고 권역별로 적절한 작목을 배치하고 있다. 사과는 아리수 등 7개 품종, 배 슈퍼골드 등 9개 품종, 포도 흑보석 등 5개 품종이다.

기후변화로 새롭게 재배 가능한 작물을 개발하기 위해 열대·아열대 작물 52종(2020년 기준)을 도입해 적응성을 시험 중이다.

이지원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은 “온난화로 고품질 과일을 생산할 수 있는 재배 적지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에 맞는 품종과 재배법을 보급하고, 재배지 증가 작물의 경우 수출, 가공품 개발 등을 통해 소비 확대에 힘쓰겠다”며 “주요 과수 작물뿐 아니라, 원예·특용 작물 재배지 변동 예측 지도도 제작해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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