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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단독]합병때 기업이 독점 완화방안 마련한다…공정위, 유럽식 심사 추진

입력 2022-01-27 14:22업데이트 2022-01-27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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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결합 심사 방식을 유럽연합(EU)이나 미국 방식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지금은 두 회사가 합병할 때 공정위가 시장 독점을 낮출 방안을 정하고 있지만 이젠 기업이 스스로 마련하도록 바꾸겠다는 것이다.

27일 공정위에 따르면 공정위는 현재 국내 기업결합 방식 체계를 EU나 미국 등 주요 선진국 방식으로 바꾸기 위해 공정거래법을 개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공정위는 기업결합을 심사할 때 해당 기업이 영위하고 영향을 주는 시장을 정하고 시장점유율과 시장집중도를 평가한다. 이후 기업결합 때 경쟁제한성을 판단하고 경쟁제한성 우려가 있다면 공정위는 이 경쟁제한성을 낮출 수 있는 시정조치를 내린다.

이 시정조치는 기업결합 후 지분매각이나 특정 사업 철수 등 고강도 대책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심사 대상 기업이나 시장에서는 시정조치 강도가 과도한 조치라는 불만이 나오기도 한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해 12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심사를 하며 두 기업의 시장 영향력을 낮출 시정조치를 내놓은 바 있다. 공정위는 항공사 고유 자산으로 볼 수 있는 노선을 재분배하고 슬롯(특정 시간에 이착륙할 수 있는 권리)을 반납하라고 명령했다. 이 조치를 이행하지 않으면 결합은 불승인된다. 두 기업 결합 시 독점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공정위 조치 명령에 항공업계에서는 국적항공사로서 경쟁력이 저하되고 고용을 유지하는 데 악영향이 우려된다며 공정위 조치가 과도하다는 비판을 내놓기도 했다.

공정위가 기업결합 심사 방식을 바꾸려는 것도 시장의 반발을 의식해 자율성을 보장하는 차원이다. 유럽이나 미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은 기업결합 심사 시 경쟁제한성만 판단하고 시정조치 방안을 기업이 스스로 만들도록 한다. 기업이 만들어온 조치 방안을 경쟁당국이 판단하고 여러 차례 수정·보완을 지시한 뒤 최종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다만, 시정조치를 기업이 마련하면 기업 결합 후 독점력이 올라가거나 소비자의 권리가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심사 대상 기업은 기업의 이익만을 생각해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방안만 제시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유럽 방식이나 우리 방식이나 각각 장단점이 있다”라며 “다만, 주요국의 기업결합 방식이 시장의 자율성을 존중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우리 방식의 수정보완은 필요해 보인다”라고 했다.

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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