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추가 금리 인상 시사…“취약계층은 재정의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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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1월 14일 11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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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이 총재는 경기 불황 속에서 물가가 계속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과 관련, “스태그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국은행 제공) 2022.1.14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이 총재는 경기 불황 속에서 물가가 계속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과 관련, “스태그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국은행 제공) 2022.1.14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1.25%로 올린 14일, 이주열 한은 총재가 기준금리가 여전히 ‘완화적’ 수준이라고 평가하며 향후에도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뜻을 분명히 했다. 기준금리가 한 차례 더 올라 1.50%로 오른다고 하더라도 “긴축으로는 볼 수 없다”는 견해도 피력했다.

이 총재는 또한 금리인상으로 커지게될 취약계층 부담에 대해선 통화정책이 아닌, 재정정책으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긴축 행보가 우리나라 통화정책 운용에 있어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총재는 14일 ‘1월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밝혔다.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를 종전의 1.00%에서 1.25%로 0.25%포인트(p) 인상했다.

◇기준금리 1.25%로 인상됐으나 여전히 ‘완화적 수준’…1.5%가 되어도 긴축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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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재는 “기준금리가 지난해 8월 인상되고 나서 3차례 인상됐다. (오늘 결정으로 기준금리는) 코로나19 위기 이전 수준으로 다시 돌아갔다”며 “성장과 물가의 상황과 앞으로의 전망을 고려해 보면, 지금도 실물경제 상황에 비해서 여전히 완화적 수준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날 결정된 1.25% 기준금리에 대해서도 “현 기준금리는 중립금리 수준에 여전히 미치지 못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이어서 “오늘 금리인상 배경 중의 하나로 ‘금융위험의 불균형을 줄여나갈 필요가 여전히 크다’고 말씀드렸는데, 이런 걸 감안하면 여전히 경제상황에 맞춰서 금리를 추가 조정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의 경제흐름, 또 저희들이 추정하는 중립금리 수준, 또 준칙금리 등에 비춰볼 때 기준금리가 1.5%가 된다고 하더라도 긴축으로 볼 수는 없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미국 통화정책 정상화, 취약한 신흥국엔 충격 줄 수도…한국은 크게 우려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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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의 통화정책과 전 세계 금융시장 파급 효과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이 총재는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빨라지고 있다 가속화되고 있다”며 “테이퍼링이 곧 끝나면 금리인상이 시작될 것이며 거기에 더해서 양적 긴축까지 더해진다면, (우리나라) 금융시장에 일정부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그는 “특히 취약한 신흥국은 예상 외의 충격을 받을 수 있다”며 “그러나 다른 신흥국과 우리나라의 사정은 다르지 않느냐고 생각한다. 이미 연준의 정책 방향이 반영된 데다, 우리 경제는 대외 건전성이 신흥국과는 차별화됐지 않나. 건전성도 양호하기 때문에, 크게 우려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연준이 이르면 올해 3월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한은이 뒤따라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에 대해선 상당 부분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한은이) 연준보다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 했기 때문에 앞으로 통화정책 운용에 있어서 국내 경제를 우선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며 “당분간 국내 경제 우선할 여지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이 총재는 “그렇지만 연준의 통화정책 변화가 생각보다 빨라지고 긴축 정도도 세진다면 우리 통화정책 운용에 있어서도 중요한 고려 요인이 될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한미 통화스와프, 여건 개선에 지속할 명분 약해…위기 닥치면 얼마든지 협의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운데)가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2022.1.14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운데)가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2022.1.14
지난해 말로 종료된 한미 통화스와프 이후 외환사정이 급격히 악화될 가능성은 적다는 의견도 전했다. 앞서 한은은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2020년 3월 연준과 600억달러 한도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맺었다. 그 후 수차례 연장을 거친 뒤 지난해 말 예정대로 계약을 종료했다.

그는 “2020년 7월달에 (통화스와프 자금을) 상환하고 그 이후에는 여건이 달라졌다. 그 이후 금융시장과 외환시장이 빠른 속도로 안정화했기 때문에 한미 통화스와프를 더 지속할만한 명분이 약해진 게 사실”이라며 “연준과 협의도 했고 계약 종료에 대해 특별히 우려하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는 그야말로 초유의 감염병 위기가 와서 갑자기 시장이 어려워졌던건데 지금은 국내 경제의 여러 기초여건, 외화건전성을 감안하면 외환 부문의 불안정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며 “만약 예기치 않은 위기가 닥치면 상황에 따라 통화스와프는 얼마든지 협의할 수 있다”고 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취약계층 어려움 재정이 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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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재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취약계층의 이자 부담이 커지는 상황 속에서도 ‘통화정책 정상화’의 흐름이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회복의 흐름이 부문별로 다르기 때문에 거시여건에 맞춰서 통화정책은 정상화해가지만, 균등하지 못한 회복세에서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은 재정이 맡아야한다고 강조했었다”며 “지금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현재 상황에서 그걸 ‘엇박자’로 볼 상황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통화정책은 거시정책이기 때문에 큰 흐름, 즉 성장, 물가, 금융불균형 등을 보고 운영해 나가야 하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어려움은 다른 차원에서 해결해야 하며, 정부 역할이라고 말씀드린다”고 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가계 이자부담 증가에 대해서도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견해를 나타냈다.

그는 “경제 전체를 놓고 보면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상환 부담이 계층별로 다르다. 취약계층은 어렵겠지만 전체 소비흐름을 볼 때는 전체 소비를 제약할 수준은 아니다”라면서 “시장금리가 상승하고 있으니 그에 대비해 가계가 노력할 필요가 있다. 소득 수준에 비해서 과도한 부채는 감축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금리 변동에도 선제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부채가 많이 늘어났지만 4분의 3 정도는 고신용자가 차지하고 있다”며 “금융기관의 건전성과 자본의 적정성도 상당히 양호하다. 금융시스템 전체로 봤을 때 부채위험이 촉발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진단했다.

경기 불황 속에서 물가가 계속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과 관련해선 “최근의 상황은 일반적인 스태그플레이션과 다르지 않나 생각한다”며 “성장률이 지난해 4%, 올해는 3%인데, 이는 잠재수준을 상회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스태그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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