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 창구 막혔다가 열렸다가 오락가락…소비자 피로감 고조

  • 뉴시스
  • 입력 2021년 11월 23일 10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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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은행과 하나은행이 잇따라 대출 재개를 결정하면서 대출 절벽에 내몰렸던 소비자들의 숨통이 다소 트일 전망이다. 하지만 그간 차주들의 상환 능력에 상관없이 대출 판매가 중단되는 등 시장의 상식을 깨는 기현상이 속출했던 터라 소비자들의 피로도는 이미 커질 대로 커진 상황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가 본격화된 지난 8월 이후 은행들은 잇따라 한도를 축소하는 등 가계대출 상품의 진입 장벽을 높였다. 이에 더해 일부 은행들은 상품의 신규 판매 자체를 한시 중단하는 등 강도 높은 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저렴한 대출 금리나 높은 대출 한도 등으로 고객을 끌어온 인터넷전문은행들의 대응도 비슷했다.

강도 높은 총량 관리에 따른 ‘대출 절벽’이 사실상 전 금융권으로 번지자 금융소비자들의 혼란은 갈수록 커졌다. 특히 잔금 대출을 받으려던 입주 예정자부터 가을 이사철을 맞아 급등한 전세 보증금을 마련하기 위해 미리 대출을 알아보는 세입자들은 한 때 패닉에 빠졌다. 갑작스러운 대출 중단에 시중은행 창구에는 기존 대출의 만기연장이나 재약정 등에 관한 문의가 빗발쳤다.

이런 시점에서 하나은행이 지난달부터 중단했던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 등 주요 가계대출 판매 재개를 알리고, NH농협은행도 무주택자에 대한 주담대를 재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대출 수요자들 사이에선 연말 대출 숨통이 트일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인터넷 부동산 카페 등에서는 대출이 풀린다는 내용을 담은 기사들이 공유되고 있다. 하지만 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높였다가 다시 낮추는 ‘오락가락 국면’이 계속 이어지자 피로감을 호소하는 소비자들이 다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매년 비슷하게 반복되오던 이슈였지만 올해는 유독 전세대출까지 가계대출 총량 관리 대상으로 언급되고, 대출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소비자들의 불만과 불안심리가 더 컸던 것 같다”며 “당국이 실수요자들에게만 대출을 내주라는 기조는 여전하기 때문에 대출이 어려운 현 추세는 연말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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