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만 3%’ 매연저감용 촉매 관세에 車 업계 삼중고… ‘탄소중립 정책 역행’ 지적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입력 2021-11-09 14:50수정 2021-11-09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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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매용 귀금속, 매연저감 장치 필수 원료… 친환경차 제작에도 사용
미국·유럽 등 탄소중립 장려 위해 무관세
국내 車 업계 ‘탄소중립·원자재가 상승·관세’ 삼중고
업계 “주요 車 생산국처럼 관세 폐지돼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업체 한계에 직면
“핵심 부품 가격 제품 반영 시 소비자 부담 가중”
정부, 올해 한시적 관세 인하… 근본 해결책 필요
추경호 의원, 관세 폐지 관련 개정안 대표 발의
미국과 유럽, 일본, 중국 등 주요 자동차 생산국에서 무관세를 적용하는 팔라듐과 로듐, 백금 등 촉매용 귀금속이 국내에서는 수입관세 3%가 부과되고 있어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해당 촉매용 귀금속은 배기가스 저감 장치에 주로 적용되는 필수 원자재다. 전 세계적인 연비 규제 강화에 따라 수요가 급증하면서 촉매 귀금속 가격은 최대 30배가량 급등한 상황이다.

정부가 주도해 야심차게 추진 중인 탄소중립 정책이 국내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세금 정책과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배출가스 규제를 강화하면서 배출가스 저감에 필요한 원자재에는 다른 국가에 없는 관세가 매겨지고 있는 것이다. 국내 자동차업계는 강화된 탄소중립 정책에 발을 맞추면서 핵심 원자재 원가 상승과 관세까지 부담하는 삼중고를 겪고 있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배출가스 저감에 쓰이는 주요 원재료에 대한 관세 부과는 글로벌 탄소중립 정책 기조에 역행할 뿐 아니라 국내 업체 경쟁력을 저하시켜 결과적으로 소비자 부담이 가중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국내 업체들이 한계에 직면한 상황으로 다른 주요 완성차 생산국과 마찬가지로 국내도 촉매용 귀금속에 부과되는 관세가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는 촉매용 금속
○ 車 매연저감에 쓰이는 ‘촉매용 귀금속’… 수요 증가로 가격 최대 30배 폭등
촉매용 귀금속은 자동차 매연저감 촉매제의 주요 원료로 사용되는 팔라듐과 로듐, 백금 등 백금 계열 금속을 말한다. 다른 물질로 대체가 불가능한 핵심 원자재로 알려졌다. 특히 팔라듐은 전 세계 수요의 약 80% 이상이 자동차 매연저감 촉매변환기 제작에 쓰인다.

자동차 매연저감 촉매변환기는 인체에 유해한 배기가스를 무해한 성분으로 정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장치다. 가솔린차와 디젤차 등 모든 내연기관차에 의무적으로 부착하도록 규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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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백금 계열 귀금속인 팔라듐과 로듐, 백금에 제2차 관세율 인하 예시제 시행에 따라 용도에 관계없이 지난 1994년 이래 3%의 기본관세율이 적용된다. 미국과 유럽, 일본, 중국 등 해외 주요 완성차 생산국은 자국 자동차 업체의 배출가스 저감 기술 개발을 장려하고 유도하는 차원에서 촉매용 귀금속에 무관세를 유지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배출가스 및 연비 규제 강화와 탄소중립 정책 추진에 따라 자동차 매연저감 촉매변환기의 핵심 원재료인 촉매 귀금속 수요는 급증하는 추세다. 러시아와 함께 세계 팔라듐 양대 생산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팔라듐 공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글로벌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2016년 대비 올해 로듐은 31배, 팔라듐은 4배 이상 가격이 폭등했다. 다우존스 데이터는 팔라듐 가격이 올해 5월 온스당 3000달러를 넘어서면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고 명시했다. 촉매제 원료에 대한 가격 급등으로 국내 업계가 부담해야 하는 관세 역시 증가하고 있다. 관세청은 백금 계열 귀금속 관세 납부액이 2016년 연간 103억 원 수준에서 작년 439억 원으로 약 4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국내 팔라듐과 로듐, 백금 수입액은 약 16억 달러(약 2조 원)에 달했다. 국내로 수입되는 백금 계열 귀금속은 대부분 자동차 촉매용으로 사용된다. 부과되는 관세 역시 대부분 자동차 업체가 부담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차량 가격에 최대치로 반영된 것이 아니지만 원재료 가격 급등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한계에 직면한 상황”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 정부, 올해 한시적 관세율 완화… “근본적인 해결 위해 무관세 적용해야”
정부도 대응책을 마련했다. 기획재정부는 한시적으로 기본 세율보다 관세를 줄여주는 할당관세 품목에 촉매용 귀금속을 올해 신규로 추가하고 상대적으로 수요가 적은 백금을 제외한 팔라듐과 로듐에는 올해에 한해 관세율을 한시적으로 1% 인하했다. 하지만 글로벌 수요를 고려할 때 한시적 할당관세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촉매용 귀금속은 매연저감 장치 뿐 아니라 전기차와 수소차 등 친환경 자동차 제작에도 필요한 원료다. 국내 자동차 산업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도 관세 철폐가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이유로 국회에서도 배출가스 저감용 촉매 원료에 대한 무관세 논의를 시작했다. 지난달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은 촉매용 귀금속 중 자동차 매연저감용 촉매 제조용에 한해 0% 기본세율을 적용해 탄소중립 이슈에 적극 대응하고 차량 원가 상승으로 인한 소비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관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관세법 일부개정안은 이달 중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서 관련 심의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자동차 업계 역시 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촉매 귀금속 무관세화를 꾸준히 요구하고 있다. 지난 2010년 이래 수차례에 걸쳐 촉매 귀금속 할당관세 적용에서 나아가 점진적인 무관세화를 지속적으로 요청한 바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지난달 산업통상자원부 주재로 열린 ‘글로벌 공급망 이슈 점검 회의’에서 원자재 가격 폭등에 따른 자동차 부품사들의 자금난을 완화하기 위해 촉매 귀금속 무관세화를 요청했다.

업계에서는 탄소중립 달성은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이 필수라고 강조한다. 기업의 투자와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탄소중립을 위한 노력이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되지 않도록 정부와 국회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탄소중립 선제 대응에 앞장서고 있는 국내 자동차 업계와 발맞춰 정부의 제도적 지원이 절실한 시점”이라며 “관세법 개정안을 통해 국내 자동차 업계 경쟁력을 강화하고 동시에 전후방 산업 연관 효과가 큰 자동차산업을 필두로 국내 제조업 전반의 경기 개선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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