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1년 밀려 알바 또 해고” 직원 둔 자영업자 31년만에 최저

세종=남건우 기자 입력 2021-08-12 03:00수정 2021-08-12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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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유행-거리두기 4단계속 고용 쇼크
문닫은 식당엔 공과금 고지서만… 10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 학원가의 한 식당 문이 굳게 닫혀 있는데 문틈엔 각종 공과금 고지서가 꽂혀있다. 7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되며 7월 취업자 중 자영업자 비중이 최저로 하락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서울 강서구에서 4년째 중식당을 운영하는 최모 씨(62·여)는 얼마 전 직원 1명을 내보냈다. 지난달부터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가 시행된 뒤 손님이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최 씨가 해고한 직원만 4명이다. 그는 “4차 대유행 이후 저녁에 짜장면 한 그릇만 팔린다”며 “1년째 임대료가 밀렸는데 이 상황이 계속되면 장사를 접어야 한다”고 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문을 닫는 자영업자가 늘면서 지난달 취업자 가운데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로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직원을 둔 자영업자도 31년 만에 최저로 줄었다. 4차 대유행과 방역 강화에 따른 고용 충격이 8월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 자영업자 비중 사상 최저


11일 통계청의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764만8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54만2000명 늘었다. 백신 보급으로 인한 경기 회복과 지난해 취업자가 크게 감소한 데 따른 기저효과 영향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월별 증가 폭은 4월(65만2000명) 이후 석 달째 줄었다.

4차 대유행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자영업자의 충격이 컸다. 지난달 자영업자(무급 가족 종사자 제외)는 556만4000명으로 전체 취업자의 20.1%를 차지했다. 이 비중은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82년 이후 가장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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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 영향이 겹치면서 아르바이트생 등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127만4000명으로 7만1000명 감소했다. 1990년 7월(119만5000명) 이후 7월 기준으로 가장 적은 규모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2018년 12월 이후 역대 최장 기간인 32개월 연속 줄었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직원을 해고하거나 1인 창업을 많이 하면서 오히려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8만7000명 늘었다.

서울 강동구에서 2년째 한식당을 운영하는 A 씨(66)는 “이제 오후 5시만 넘으면 손님이 아예 오지 않는다”며 “거리 두기 4단계 이전에는 그래도 손해는 안 봤는데 요즘은 한 달 고정지출 800만 원을 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거리 두기 강화로 대면 활동이 제한되면서 자영업자들이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대표적 대면 서비스 업종인 음식·숙박업의 취업자도 214만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만2000명 감소했다. 음식·숙박업종은 최근 3개월 연속 취업자가 늘었다가 거리 두기 4단계로 저녁 영업이 어려워지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도·소매업 취업자도 18만6000명 줄었다.

○ 4차 대유행으로 고용 충격 더 커질 듯

정부는 최근 거리 두기 강화에 따른 고용 충격이 8월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최근 방역 강화 조치 등으로 8월 고용부터는 시차를 두고 충격 여파가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영업자는 물론이고 이들이 고용한 직원도 줄면서 최근 회복세를 보이던 청년 고용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 마포구에서 홀로 일식당을 운영하는 손모 씨(43)는 “거리 두기가 강화되면서 얼마 전 서빙 직원을 뽑으려다 관뒀다”며 “방역 조치가 풀릴 때까지는 혼자 일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전직 프로그램 등 자영업의 고용 충격을 완화하는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자영업자들에게 취업 재교육을 지원해 다른 일자리를 구하게 해야 한다”며 “자영업자 고용 감소로 영향을 받는 사람들도 당분간 공공 일자리 등으로 충격을 완화시켜 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세종=남건우 기자 woo@donga.com



#임대료#알바#자영업자#고용 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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