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한산해진 의류-용품 매장, 펫샵-체험매장으로 변신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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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료품 매출비중 점차 커져…인기없는 잡화 과감히 정리
반려동물용 기능식품 판매도
롯데, 폐점 대신 리뉴얼 늘리고…이마트, 식음료 등 별도매장 도입

롯데마트와 이마트 등 국내 양대 대형마트들이 의류와 잡화 등 비(非)식품 품목을 대폭 줄이고 있다. 이들 품목이 전체 매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지만 식품에 비해 매출이 부진하자 안 팔리는 품목은 과감히 구조조정하고 소수의 잘 팔리는 품목만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올해 9월 서울 은평구 은평점에 첫 번째 ‘펫 토탈 스토어’를 연다. 올해 초 롯데마트 상품본부에서 전원 반려동물을 오래 키워 온 5명으로 구성된 ‘펫팀’이 기획한 매장이다. 반려동물 병원과 식품, 미용, 용품 등 기존 펫샵의 구색에 더해 반려동물과 반려인용 가구, 전자기기, 건강기능식품까지 판다.

앞서 롯데마트는 올해 4월 서울 강서구 롯데마트 김포공항점에 리빙 전문 매장인 ‘룸바이홈 쇼룸’을 선보였다. 침구류와 홈테이블, 홈패브릭 제품을 보고 직접 집에 꾸몄을 때 어떤 모습으로 구현되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롯데마트는 다른 점포에도 펫 토탈 스토어와 룸바이홈 쇼룸을 늘려갈 계획이다. 반려동물, 리빙과 함께 마트사업부에 흡수 통합된 헬스앤뷰티(H&B) 스토어 롭스도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롯데마트는 이들 제품의 신규 매대를 만들기 위해 기존 패션, 잡화 매대를 최소한으로 줄여 운영한다. 양말, 속옷 등 그나마 대형마트에서 구매 수요가 있는 품목만 파는 것이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의류 자체브랜드(PB)인 ‘베이직아이콘’ ‘TE’ 등을 정리하기도 했다.

실제로 롯데마트의 식품과 비식품 매출 비중은 2018년 60%, 40% 수준에서 지난해 68% 32%로 차이가 벌어졌다. 이는 패션, 잡화 부문의 매출액이 2019년 ―15.7%, 지난해에는 ―18.8% 등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반면 2018년 2.1%였던 반려동물 분야 매출은 지난해 4.2%로 2년 새 두 배로 커졌다. 리빙 분야의 매출 비중도 같은 기간 5%포인트 늘어났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지난해 12개 점포를 폐점했고 올해도 비슷한 수준의 폐점을 계획했으나, 점포 리뉴얼로 계획을 수정했다”며 “비식품 분야에 대한 선택과 집중으로 효율성을 높이고 소비자를 끌어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도 지난해부터 비식품 부문의 매장 규모를 줄이고 있다. 지난해 서울 노원구 이마트 월계점, 구로구 신도림점 등 9개 점포에 이어 올해는 5월 14일 재개장한 남양주시 별내점을 시작으로 총 15개 이상 점포의 리뉴얼을 이어간다.

식품 매장의 체험형, 소비자 맞춤형 콘텐츠를 강화하면서 비식품 부문 기존 매장을 압축하고 새로 확보한 공간에 식음료를 비롯한 다양한 브랜드 테넌트 매장(대형마트 속 별도 매장)을 입점시켰다.

줄어든 비식품 매장 자리에는 물류시설이 들어서기도 한다. 이마트는 신도림점을 비롯한 일부 점포에 온라인 주문 물량을 처리하기 위한 배송시설(PP센터)을 설치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월계점 재개점 후 약 1년간 매출이 전년 대비 57.2% 늘었고 장기 체류로 추정할 수 있는 2시간 이상 주차 비중도 2배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월마트가 온라인 대응과 함께 소비자를 매장으로 끌어들이는 전략을 구사하면서 아마존과 대결하듯, 국내 대형마트도 오프라인 점포의 강점을 부각시키는 리뉴얼 전략을 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대형마트#펫샵#체험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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