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매매신고후 취소 절반이 최고가… 집값 띄우기?

김호경 기자 입력 2021-02-23 03:00수정 2021-02-23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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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전국선 취소 3건중 1건 최고가… 울산 52%-서울 50%-인천 46%
한번 시세로 굳어지면 계속 상승
국토부 “조사 후 수사의뢰 검토”
업계 “집값 폭등탓… 조작 몰아가”
지난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계약 사실을 등록했다가 취소한 거래 3건 중 1건은 당시 기준으로 사상 최고가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매도인과 매수인이 허위 거래를 신고한 뒤 취소하는 방법으로 시세를 조작하고 있다는 의혹이 사실일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정부는 뒤늦게 ‘시세 띄우기용 거래’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22일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신고된 아파트 매매 거래 85만5247건 중 계약 취소 건수는 3만7965건(4.4%)이었다. 이 가운데 1만1932건(31.4%)이 등록 당시 역대 최고가였다. 취소 거래를 신고하는 방안이 지난해 2월 의무화되면서 취소된 거래 중 최고가 비율이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 시세조작 위한 허위거래 가능성

최고가로 신고했다가 취소한 거래 상당수가 시세 조작을 위한 허위 거래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와 같은 ‘집값 급등기’에는 기존보다 높은 가격에 체결된 계약이 한 건만 나와도 이 가격이 곧바로 시세로 굳어져 이후 거래가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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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7일 울산 동구의 한 아파트 단지 전용면적 84m² D타입은 4억2500만 원에 계약이 체결됐다가 한 달 만에 취소됐다. 계약 당시만 해도 이 가격은 2015년 준공 이후 해당 타입에서 나온 최고가였다. 기존 3억 원대 후반이었던 거래 가격은 이 거래를 기점으로 4억5000만 원대로 뛰었다. 한번 굳어진 시세는 12월 초 거래가 취소된 이후에도 내리지 않았고 올해 1월에는 5억1500만 원까지 치솟았다.

울산은 지난해 취소 거래 중 최고가 비율이 52.5%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서울(50.7%)과 인천(46.3%)이 그 뒤를 이었다. 시군구로 세분화하면 취소 거래 중 최고가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서울 광진구로, 전체 취소 거래 45건 중 30건(66.7%)이 신고 당시 최고가였다.

시세 띄우기 논란은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업무보고에서도 주요 현안으로 등장했다. 천 의원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신고가로 등록한 이후 취소하는 행위를 차단할 의무가 국토부에 있다”며 취소 거래에 대한 전수조사 필요성을 제기했다. “계약 취소 사유를 공개하라”(홍기원 민주당 의원), “실거래가 신고를 계약과 등기 시점에 두 번 하자”(문진석 민주당 의원) 등의 요구도 잇따랐다.

○ 조사 나선 정부… “과잉 해석은 금물” 지적도

이에 대해 변창흠 국토부 장관은 “정밀하게 조사하고 수사 의뢰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국토부는 현재 계약일 30일 이내에 한 번만 하는 실거래가 신고를 공인중개사 입회하에 계약 당일 하거나 등기 완료 시점에 한 번 더 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부동산 업계에선 정부와 여당이 정책 실패에 따른 집값 급등의 책임을 투기 세력의 시세 조작 탓으로 돌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해 전국적으로 집값이 급등하면서 여러 단지에서 역대 최고가 거래가 쏟아졌던 만큼 취소 거래에도 최고가 비율이 높은 게 당연하고 실제 거래가 불발된 경우도 있는데 시세 띄우기로 과잉 해석했다는 얘기다.

대표적으로 울산 울주군 C아파트는 지난해 3월 3일 16건의 거래가 신고됐다가 같은 달 25일 일괄 취소됐다. 16건 중 상당수가 역대 최고가였지만, 이는 모두 2014년 준공 이후 미분양이던 해당 면적에서 나온 첫 거래였다. 시세 조작과는 거리가 먼 셈이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당시 미분양 물량을 한꺼번에 사려는 매수자가 나타났다가 거래가 불발된 걸로 알고 있다”며 “전용 81m² 분양가가 1억9000만 원 정도였는데 지금은 1억5000만 원에도 팔리지 않아 시세를 띄워도 살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모든 취소 거래를 조작으로 보는 건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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