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방문 임대주택 2채, 인테리어 비용만 4200만원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17일 03시 00분


코멘트

野 “4억5000만원 책정한 연출극”
LH측 “야외행사 예산 거의 안써”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방문한 경기 화성시 동탄 임대주택 내부 모습.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문 대통령 방문을 앞두고 현재 공실인 임대주택에 인테리어 공사를 하고 가구 등을 들여놓았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방문한 경기 화성시 동탄 임대주택 내부 모습.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문 대통령 방문을 앞두고 현재 공실인 임대주택에 인테리어 공사를 하고 가구 등을 들여놓았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방문한 경기 화성시 동탄 임대주택을 꾸미는 비용으로만 4200만여 원을 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가구에선 곰팡이나 누수 등 하자가 발생하는 실정인데 대통령이 방문하는 임대주택을 ‘쇼룸’처럼 꾸며 정부가 보여주기 식으로 임대주택 홍보에 치중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LH는 문 대통령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변창흠 국토부 장관 후보자 방문 행사를 위해 4290만 원의 예산을 잡았다. 이 비용은 주로 전용 41m²와 44m² 2개 주택의 인테리어, 보수, 가구·생활집기 대여 및 설치 등에 쓰였다. 당일 야외 행사도 계획해 무대 설치 등 4억1000만 원의 예산을 별도로 책정했었다.

일각에선 이 단지 일부 입주민이 벽면 곰팡이, 누수 등 하자·보수 문제로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데, 정부가 대통령 방문을 위한 주택 수리에만 집중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입주민들 사이에서는 “새벽에 공사해 사람들 잠 다 깼다” “대통령이 오면 뭐 하나. 사는 사람들 하자도 제대로 처리 안 됐다” 등의 불만이 나왔다.

국민의힘은 문 대통령의 임대주택 방문이 서민들의 실상과 동떨어진 ‘판타지 연출극’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집 없는 서민들을 두 번 농락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정의당은 “국민이 요구하는 것은 과장된 쇼룸이 아니라 좀 더 넉넉한 공간과 쾌적한 주거 복지”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LH 측은 “이번 행사는 입주민이 거주 중인 아파트처럼 가정하고 꾸며 공개한 것으로, 인테리어 등 예산은 아직 정산 중이어서 모두 집행된 건 아니다”라며 “사회적 거리 두기로 행사 규모를 축소해 야외 행사 예산은 거의 안 썼다”고 해명했다. 이 임대주택은 보증금 6000만 원에 월세 19만∼23만 원으로, 전체 1600여 채 중 400여 채가 공실로 남아 있다.

조윤경 yunique@donga.com·유성열·이은택 기자
#문재인 대통령#임대주택 방문#인테리어 비용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