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먹거리 2차전지에 1조 추가 투자… 최정우 회장의 승부수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9일 03시 00분


포스코케미칼 1조 유상증자 추진… 글로벌 전기차 시장 확대 발맞춰
공장 증설-원재료 확보 선제적 투자… 2030년 점유율 20%-매출 23조 목표

포스코케미칼이 2차전지 소재인 양극재를 생산하고 있는 전남 광양공장의 전경. 포스코케미칼 제공
포스코케미칼이 2차전지 소재인 양극재를 생산하고 있는 전남 광양공장의 전경. 포스코케미칼 제공
포스코그룹이 2차전지 소재에 1조 원 규모 증자 등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조 바이든 민주당 미국 대통령선거 후보의 당선으로 2차 전지 시장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라 추가투자를 결정한 포스코의 신사업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8일 포스코에 따르면 2차전지의 핵심 소재인 음극재와 양극재를 생산하는 포스코케미칼은 이달 6일 이사회를 열고 1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포스코케미칼은 양극재 광양공장 증설 등 시설 투자에 6900억 원, 흑연과 리튬 등 원재료 확보에 16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또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는 유럽 양극재 생산공장 건설에도 1500억 원을 사용한다. 포스코케미칼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는 급성장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적인 투자 자금 조달과 중장기 사업 확장에 대비한 안정적인 재무구조 확보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2030년까지 2차전지 사업에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 20%, 매출액 연 23조 원 달성을 목표로 내세운 포스코케미칼의 이번 투자는 급성장하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선제적으로 공략하겠다는 포스코그룹 차원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포스코케미칼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각국의 친환경차 장려 정책 등에 힘입어 2019년 230만 대 수준에서 2030년 2500만 대까지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양극재는 2019년 37만 t에서 2030년 204만 t으로, 음극재는 23만 t에서 120만 t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포스코케미칼은 이런 추세에 발맞춰 2030년까지 양극재는 현재 4만 t에서 40만 t, 음극재는 4만4000t에서 26만 t 까지 양산 능력을 키울 계획이다.

2018년 7월 취임한 최정우 포스코 회장(사진)은 그동안 과도한 사업 확장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2차전지 소재사업만큼은 예외로 꼽힌다. 포스코켐텍 사장을 지낸 바 있는 최 회장은 음극재를 생산하던 포스코켐텍과 양극재를 생산하던 포스코ESM을 합병해 지난해 포스코케미칼을 출범시켰다. 올 9월에도 2900억 원을 투자해 양극재 생산량을 늘리기로 했고, 내년에는 올해보다 매출이 20% 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에 확정된 1조 원의 증자에 포스코케미칼의 지분 61.3%를 보유한 포스코가 5400억 원을 출자할 예정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2차전지 소재는 최 회장이 2018년 취임할 때부터 핵심 미래사업으로 지목한 바 있다”며 “그동안 꾸준한 투자가 진행됐고 이번 결정도 중장기 계획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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