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의 9억 이하 주택, 가격 계속 오르는 추세 [조영광의 빅데이터 부동산]

박영광 하우스노미스트 입력 2020-10-24 17:33수정 2020-10-24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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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량 데이터가 미리 보여주는 부동산 가격의 움직임 역대급 정부규제와 코로나19라는 쌍끌이 변수가 주도해온 2020년 주택시장도 어느덧 몇 개월이면 작별을 고하게 된다. 부동산 거래는 많게는 한해의 80%가 봄에서 가을까지 발생한다. 2020년 10월을 맞이한 지금, 지금까지 쌓인 부동산 거래량 빅데이터는 단지 ‘양’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6.17부동산대책, 7.10부동산대책, 3기신도시 등 굵직한 이슈에 대한 반응이 담긴 ‘질’적인 가치도 있어 미리 2020년을 결산하고 2021년의 밑그림을 그리는데 충분한 단서를 제공한다. 거래량 데이터뿐 아니라 그에 따른 가격의 움직임을 동시에 살펴본다면 어느 지역이 뜨고 질 것인지 입체적으로 진단할 수 있다.

○ 거래량과 가격변화의 함수

거래량으로 보는 주택시장의 사이클.


주택시장이 상승한다는 것은 주택 매매가격이 오른다는 말과 같다. 즉, 매매가격 상승률은 주택시장 상승을 판단하는 단 하나의 증거이자 해당 주택시장의 최종 성적표다. 그러나 같은 ‘상승성적표’를 받았어도 거래량의 흐름에 따라 앞으로도 좋은 성적을 꾸준히 받을지 아니면 일시적 과열로 낙제를 받을지 미리 판단할 수 있다. 거래량이 평균이상으로 증가하고 그에 따른 가격상승 역시 평균이상이라면 그 지역은 개별 아파트의 입지 컨디션과 층이나 방향과 같은 컨디션에 따라 가격서열의 피라미드가 촘촘히 형성되며 상승하는 ‘견조한 성장국면’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반면, 미미한 거래량 증가에도 가격이 급등하는 곳은 지나친 기대심리가 호가 거래를 연쇄적으로 발생시키며 ‘과열국면’에 들어서게 된다. 통상 거래량의 증가는 긍정적인 시그널로 받아들일 수 있으나, 평균 이상의 거래량 증가에도 가격성적표가 기대에 못 미치는 지역도 있다. 이들 지역은 상반된 두 개의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 거래량의 증가에도 가격천장이 좀처럼 뚫리지 않아 ‘한계국면’에 도달했을 가능성과 저가매물이 빠르게 소진되며 미래의 도약을 준비하는 ‘저점국면’ 에 진입했을 가능성이다.

‘그림1’의 4사분면에 해당하는 지역들이 상승 또는 하락의 기로에 놓인 곳들인데, 서울의 ‘거래-가격’ 패턴은 2010년 이후 장기침체 직전의 ‘한계국면(2009년)’과 2015년 이후 본격상승 직전의 ‘저점국면(2014년)’ 모두 ‘그림1’의 4사분면에 위치했던 경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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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량-가격’ 매트릭스가 말해주는 서울 주요지역의 사이클.


2020년 서울 주택시장이 그려온 거래량과 가격상승의 궤적으로 주요 도시의 사이클을 살펴보면, ‘강북구와 성북구’가 거래량과 가격 모두 평균 이상의 상승을 기록하며 견조한 성장국면에 진입했다. 최근 서울의 집값상승은 3040세대가 주로 거래한 중저가 아파트가 주도했는데, 지금까지 빠르게 소진된 6억 원대 매물이 강북구와 성북구에 집중되었음을 알 수 있다.

올해 초 6억 원대였던 강북구, 성북구의 아파트는 2020년 가을 현재 20% 가량 상승해 7억 원에 도달했으며, 꾸준한 거래량에 힘입어 LTV 40% 한계선인 9억 원대로 달려가는 중이다. 앞으로도 7~9억 원 이하의 매물이 강북구, 성북구의 견조한 가격 상승을 이끌어 줄 것이다.

금천구와 성동구는 거래량 대비 급격한 가격상승을 보이며 ‘과열국면’에 진입했다. 금천구는 비록 서울에 속해있으나 교통이나 생활권 측면에서 안양과 광명의 주택시장에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다. 지난 5년간 무려 2만5000호의 재개발·재건축 공급이 이뤄진 안양과 광명의 활황의 파도에 떠밀려 과열 경계선으로 진입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도 예정된 사업이 많은 ‘재건축 부자도시’ 안양, 광명의 재건축사업 추진이 정부의 강력한 규제의 덫에 빠진다면 금천구의 집값은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수축국면’에 진입한 서초구와 강남구는 지난 5년간 폭발적 성장세와 정부의 초강도 규제를 감안하면 진작에 수축국면에 진입했어야 옳다. 그러나 정부의 기대와 달리 5년이 지나도 여전히 ‘플러스’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서초구와 강남구은 2021년을 기점으로 계단식으로 상승할 보유세의 ‘확정된 추가 손실’이 기다린다 하더라도 급매물에 따른 시장충격보다는 폐쇄된 주택거래 상황이 전개되며 급등도 급락도 없는 보합세가 예상된다.

강서구와 은평구는 다수의 거래에도 불구하고 매매가 상승이 평균을 밑돌며 한계국면에 접어들었다. 두 지역 모두 서울의 서측관문, 즉 경기도 서북권에 연접한 지역으로써 고가와 중저가 주택 매수세 모두 인접지역으로 유출되고 있다. 서울의 상승세를 중저가 주택이 주도하고 있지만, 강서구와 은평구의 중저가 주택 매수세는 조정대상지역에서 제외된 수도권 청정지역인 ‘김포, 파주’로 유출되고 있다. 재건축 기대감이 과열된 목동이 강서구의 고가주택 매수세를 흡수하고 있고 강북의 강남으로 자리 잡은 마포구, 서대문구는 은평구의 고가주택 매수세를 빨아들이며 질주하는 거래량에도 강서구와 은평구의 도약을 가로막고 있다. 더불어 최근 투기과열지구로 급상향된 인천시 서구 신도시 3총사(청라·검단·루원)와 대비해 서울접근성과 집값측면에서 우위에 있는 경기 고양시 덕양구 신도시 3총사(삼송·원흥·지축)가 여전히 조정대상지역에 머물러있다는 점도 강서구와 은평구의 성장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경기 의왕, 용인 기흥구 주택구매력 유지 전망

‘거래량-가격’ 매트릭스가 말해주는 경기도 주요지역의 사이클.


경기도에서는 거래량과 가격 모두 우수한 성적을 보인 성장 도시로 의왕시와 용인시 기흥구가 꼽힌다. 두 도시 모두 ‘보증된 개발호재’가 있는 지역이다. 의왕시는 착공에 들어간 ‘오전가구역 재건축(941세대)’을 비롯 약 2만세대의 도시정비사업이 2026년을 준공 목표로 진행 중이다. 삼성 반도체공장이 있는 용인시 기흥구는 3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약 12조 원의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코로나19에도 지역근로자의 주택구매력이 꾸준하게 유지될 전망이다. 더불어 2019년에 유치한 SK하이닉스 반도체클러스터 부지가 본격 개발된다면 용인 주택시장은 2030년까지 반도체 일자리의 최대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성남시 중원구와 수원시 장안구 모두 도시정비사업이 주택시장의 활황을 이끌었던 곳인데, 2020년에 접어들며 거래량대비 매매가격이 비대칭적으로 상승해 과열이 우려된다. 6.19대책으로 수원시 전역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어 수원시 장안구의 도시정비사업에 빨간불이 켜졌으며, 성남시의 경우 중원구를 제외한 모든 곳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었지만 현재의 과열양상을 고려하면 중원구 역시 투기과열지구로 편입될 가능성이 높아 두 곳 모두 재개발·재건축 투자에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

가구수 10만 미만인 경기 이천시와 여주시는 최근 수도권 분양 강세에 따른 공급 집중 후유증으로 수축국면에 진입했으며, 일산은 수도권 저가 매물의 강세로 거래량은 큰 폭으로 증가했으나 심각한 주택고령화가 상승 발목을 붙잡으며 한계국면에 접어들었다.

전세시장이 매매시장을 잠식해가는 서울과 달리 매매시장이 꾸준히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경기도의 경우 ‘저점국면’의 도시들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저가매물이 소진되며 단단한 바닥을 다지고 있는 도시로 ‘평택시와 안산시 상록구’가 꼽힌다. 작년까지 수천만 원의 마이너스 분양권이 거래되었던 평택시의 분양권은 올해부터 수천만 원의 프리미엄이 붙어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삼성의 꾸준한 고덕신도시 투자와 최근 안성스타필드 개장 및 아주대병원 유치가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안산시 상록구의 경우 2019년부터 상승장에 접어든 단원구의 훈풍이 전이되고 있으며 올해 9월 ‘수인분당선’ 개통에 따른 ‘분당, 서울 원스톱 통근수혜’의 영향이 2021년부터 상록구의 집값에 본격 반영될 전망이다.

지방 부동산 시장은 ‘수급’이 관건

글로벌 경제, 금리 동향, 정부규제 등 복잡한 변수에 영향을 받는 수도권과 달리 지방시장은 ‘수급 여건’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즉, 공급과잉 리스크가 해소되는 시점이 지방시장에 관심을 가질 때이다. 수급여건에 ‘그린라이트’가 켜진 지방시장은 작년 말 대비 미분양이 극적으로 감소한 원주시, 통영시, 김해시를 꼽을 수 있다. 이는 2019년을 정점으로 입주량이 꾸준히 감소중인 강원도와 경상도의 공급현황이 시장에 반영된 것. 특히 경상권에 속하는 울산시의 향후 3년간 연평균 입주량은 과거의 5분의 1에 불과해 2021년 강력한 상승을 예고하고 있다.

박영광 하우스노미스트

[이 기사는 주간동아 1262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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