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향기 나는 친환경 공기청정기 개발… 글로벌 에코 테크기업 목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26일 03시 00분


코멘트

한국폐기물협회 ‘에코디자인’ 지원
스타트업 ‘피코피코’ 김우찬 대표
피톤치드 공기청정기 ‘수피’ 출시
일본-쿠웨이트 등 해외 수출도

피톤치드 공기청정기 ‘수피’.
피톤치드 공기청정기 ‘수피’.
‘에코디자인’은 제품의 생산부터 사용, 폐기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환경부하를 고려한 친환경적인 디자인을 의미한다. 제품뿐 아니라 서비스, 시스템 등 모든 인공물도 포함되며 최근에는 각종 사회적, 환경적 이슈를 친환경적으로 해결하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환경부에서 주최하는 ‘혁신형 에코디자인 사업공모전’을 통해 친환경 아이디어를 모집하고 제품의 개발과 안정적인 시장 진입을 지원한다.

㈜피코피코는 피톤치드 공기청정기 ‘수피’ 제품으로 2019년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김우찬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우찬 대표는 피코피코를 글로벌 에코 대표기업으로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피코피코 제공
김우찬 대표는 피코피코를 글로벌 에코 대표기업으로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피코피코 제공


―‘피코피코’ 가 어떤 기업인지 소개를 하자면….

피코피코는 자연 친화적인 기술을 활용해 우리 삶을 한 차원 더 진보시키겠다는 나름의 뜻을 모아 2017년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처음엔 1인 창조기업으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어느덧 8명으로 구성된 멋진 팀 멤버를 갖추게 됐다.

우리는 3D 프린터와 리버스엔지니어링 기술을 바탕으로 가장 빠른 시간에 아이디어를 현실화할 수 있다고 자부한다. 그래서 창업 초기, 여러 좋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그 가능성과 시장성을 하나씩 테스트해 가면서 지금의 제품을 개발할 수 있었다.

창업 후 지금까지 4번의 크라우드 펀딩을 수행했고 1억2000만 원의 펀딩액을 모금할 수 있었다. 최근에는 대학 엔젤투자펀드를 통해 투자유치에도 성공했는데 이 시드머니를 활용해 앞으로 글로벌 에코 스타트업으로 커나갈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할 계획이다.

㈜피코피코는 피톤치드 공기청정기 제품으로 2019년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피코피코는 피톤치드 공기청정기 제품으로 2019년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공기청정기에 편백나무를 접목시킨 점이 흥미롭다. 제품을 개발하게 된 동기가 궁금하다.

우리는 숲속에 있을 때 편안함을 느낀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가 바로 나무가 발산하는 피톤치드다. 피톤치드에는 테르펜, 알파피넨 등의 물질이 함유돼 있어 편안하고 청량한 느낌을 준다. 그래서 이런 피톤치드를 공기청정기에 적용하면 어떨까 생각하기 시작했다. 만약 공기청정기에서 싱그러운 숲 냄새가 풍겨 나온다면 상상만으로도 기분이 좋을 것 같았다. 하지만 시중에 판매되는 피톤치드 디퓨저 등은 화학물질을 활용해 보존기간을 늘리고 휘산성을 개선한 제품들이 다수였다. 그래서 저희는 직접 디퓨저를 개발하기로 마음먹었다.


―친환경적인 부분에 신경을 많이 쓴 제품인 것 같다.


공방이나 가구 공장 등에서는 버려지는 나무들과 부산물들이 상당히 많다. 이런 쓰레기들을 재활용해 피톤치드 에센스와 함께 조합하면 화학물질이나 플라스틱 알갱이 등이 필요 없는 친환경 디퓨저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시도는 좋았지만 결과는 쉽지 않았다. 천연 재료는 가격이 비싸고 무엇보다 보존성이 나쁠 수밖에 없다. 실제로 피톤치드 에센스는 공기 중에 노출될 때 하루 정도 만에 모두 휘산돼 더 이상 향기가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택한 방법이 고농축의 에센스를 나무 부산물과 함께 섞어 오랜 기간 숙성시키는 것이었다. 이렇게 할 경우 나무 기공 속으로 에센스가 골고루 침습할 수 있고 상대적으로 오랜 시간 보존하며 휘산할 수 있다. 이 기술을 통해 기존 1일 정도 사용할 수 있는 에센스를 약 30일까지 사용할 수 있게 할 수 있었다. 또 나무 부산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사용 후 재활용이 용이하고 다 사용한 경우 폐기하게 되더라도 자연에 아무런 위해가 없다는 장점이 있었다.



―최근 환경적, 사회적 이슈(미세먼지·코로나19) 등으로 공기청정기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다른 공기청정기와 차별점이 있다면….


기존의 공기청정기는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기능에 초점을 맞추고 그 기능을 중심으로 사물인터넷(IoT) 등의 추가 기능성을 가미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공기의 본질에 좀 더 집중했다. 좋은 필터를 사용해 깨끗한 공기를 제공하는 것이 공기청정기의 기본이라 생각했다. 여기에 더해 천연 에센스를 휘산시킬 수 있는 제품은 현재까지는 거의 없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천연 에센스는 보존성이 나쁘기 때문이다. 우리 제품의 가장 큰 장점은 인증받은 안전한 재료를 사용하고 공기청정과 함께 바로 천연 에센스를 오랜 기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동급 제품과의 경쟁을 위해 불필요하게 여겨졌던 추가 기능들은 과감하게 삭제해 적정한 판매가격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 밖에 동급 최고 수준의 강력한 팬모터를 사용했으며 거기에서 오는 진동과 소음을 막기 위해 한국산업기술대 교수님과 함께 최적의 유로설계와 저진동 메커니즘을 개발해 적용했다.

―출시 한 달만에 3000대를 판매하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공기청청기에서 숲 향기가 난다는 우리의 콘셉트는 시장에서 제법 인정을 받았다. 두 번의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8800만 원의 성과를 달성했고 일본과 쿠웨이트에도 제품을 수출했다. 앞으로는 피톤치드 에센스뿐만 아니라 여러 천연 아로마 에센스를 활용한 공기청정기를 출시할 계획이며 11월 즈음에 정식 론칭할 예정이다. 차기 제품은 사용성과 기능성을 대폭 개선한 제품이다. 앞서 출시한 제품을 통해 충분한 시장의 요구와 반응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이 밖에 다양한 에코 디자인 소품들을 개발 완료했고 앞으로 순서에 맞춰 속속 출시할 예정이다. 이런 노력을 바탕으로 글로벌로 뻗어나가는 에코 테크 기업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정상연 기자 j301301@donga.com
#공감#공기업감동경영#기업#산업#환경산업기술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