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도 어렵다”…불황 장기화되는 정유업계

  • 뉴시스
  • 입력 2020년 9월 6일 09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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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에 5조원 이상 적자를 본 정유업계가 하반기에도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정유사의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은 상승세가 더딘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수요 회복도 어려워졌다. 여기에 더해 지난 상반기 유예받았던 세금도 납부해야 하는 실정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8월 넷째 주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0.3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주보다 0.3달러 내렸지만 3주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다.

하지만 정유사들은 여전히 손해를 보고 있다. 정제마진은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 비용을 뺀 금액이다. 통상 국내 정유업체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4~5달러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를 밑돌면 정유사가 공장을 돌려 제품을 생산할수록 손해가 난다는 의미다.

지난 상반기 코로나19가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물동량이 급감했다. 이에 항공유, 휘발유 등 수요가 급감하면서 정제마진은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왔다.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인해 하반기 수요 회복은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실제로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7월 국내 내수 기준 석유 제품별 소비량은 총 7310만1000배럴로 전년 대비 7.4% 하락했다.

휴가로 인해 석유 소비량이 많은 8월에 코로나19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하반기 수요 전망은 어둡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정유업계가 상반기 유예받았던 석유수입·판매부과금도 9월에 납부해야 한다. 앞서 정부는 4~6월까지 석유수입·판매부과금 징수를 90일간 유예했다. 업계는 정부에 유예 연장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석유수입·판매부과금은 원유와 석유제품 수입 시 1리터당 16원을 받고 있으며 정유사의 주요 지출 중 하나다. 국내 정유사는 한 달 평균 3000억원을 납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동성 문제에 직면한 업계는 최근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 올해 8월까지 정유업계가 발행한 회사채 규모는 3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90% 수준이다.

지난 상반기 SK이노베이션·GS칼텍스·현대오일뱅크·에쓰오일 등 정유4사는 5조1000여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하반기 정제마진이 회복세를 보이며 반등을 조심스럽게 기대했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불확실성만 커졌다. 여기에 세금 문제까지 겹치며 하반기 실적 개선은 어려워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2분기는 1분기에 비해 손실 폭을 크게 줄였다. 이같은 분위기를 이어가 하반기 반등을 기대했지만 최근 대내외 상황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세금 납부 유예 등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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