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선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부진했던 상반기 실적을 하반기에 일정 부분 만회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마디로 ‘올해 상반기보다 더 나쁠 수 없다’는 이야기인데 증권가와 업계서는 하반기에는 조선 업황이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NG추진 컨테이너선에서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한국 조선업이 하반기에 반등할 것이라는 예상이 이어지고 있다.
먼저 현대중공업그룹은 9월 세계 최초 LNG(액화천연가스)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1만4800TEU급)을 싱가포르 선주에게 인도할 예정이다. 현대삼호중공업이 제작한 이 선박에는 1만2000㎥급 대형 LNG연료탱크가 탑재돼 있어 1회 충전으로 아시아와 유럽 항로를 왕복 운항할 수 있다.
현대삼호중공업의 LNG추진 대형 컨테이너선의 인도가 의미가 있는 이유는 LNG운반선에 이어 LNG연료추진 대형 상선에서 한국 조선업의 기술력을 다시 한번 세계에 알렸다는 점 때문이다.
세계 최초의 LNG추진 대형 컨테이너선의 수주는 한국이 아닌 중국이었다. 지난 2017년 9월 프랑스 선사인 CMA CGM사는 중국 후동중화조선과 상해와이가오조선에 9척의 초대형 LNG컨테이너선을 발주했었다. 그러나 이 선박은 예정 인도 시기였던 작년 11월을 10개월이나 지난 현재까지 인도가 되지 못하고 있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7월 보고서를 통해 “조선업과 같은 중공업 분야의 기술 경쟁력은 정상인도 능력에 있는데 중국 조선업은 선박 분야 기본설계능력이 없는 상황”이라며 “인도가 된다고 하더라도 선주 측에서 영업손실에 대한 보상을 요구받게 될 것이고, 선박의 기술 사양 역시 완성도가 낮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세계 최초 LNG추진 대형 컨테이너선 인도는 타 LNG추진 선박에서도 한국 조선업의 하반기 수주 전망을 밝게 하는 쾌거라는 것이 업계의 이야기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하반기 한국 조선업의 반등을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컨테이너선의 유휴선박 비율도 7월 6.7%까지 낮아졌고, 운임도 오르면서 컨테이너선의 발주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며 “올해 선박발주는 지난해보다 35%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국내 조선소의 하반기 수주는 상반기보다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이어 “선종별로 보면 올해와 내년 모두 LNG선박의 강세가 예상되는데 올해는 모잠비크, 러시아 등에서의 발주가, 내년에는 카타르에서의 발주가 지속되면서 수주 가뭄을 다소 해소해 줄 것으로 보인다”며 “컨테이너선과 탱커는 올해보다는 내년 회복세가 예상되고, 해양프로젝트의 수주도 내년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한국 조선업은 약320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를 기록해 상반기 120만CGT를 상회하는 수주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수주액도 올해 상반기 20억달러에서 하반기 80억달러 내외로 전망됐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전체 수주를 보면 작년 대비 반토막 수준이 예상되지만 하반기에는 상반기를 훨씬 능가하는 수주가 예상된다”며 “한국 조선소가 경쟁력을 갖고 있는 LNG운반선 수주 소식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여 업황 반등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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