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기기준 역대 최대 투입… 직원수도 전년동기比 1600명 늘려
SK하이닉스 12% 늘린 1조7100억… 기업 20곳 R&D 투자 되레 3.8%↑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도 올해 상반기(1∼6월)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삼성전자, LG전자 등 지난해 R&D 투자 금액이 가장 많았던 국내 기업 20곳의 올해 상반기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R&D 투자 금액은 22조1037억 원으로 전년 동기(21조2938억 원)보다 8099억 원(3.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 코로나에도 연구개발에 10조 원 쓴 삼성전자
올해 상반기 R&D에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한 회사는 삼성전자다. 반기 기준 역대 최대인 10조5850억 원을 투입했다. 지난해 상반기(10조1267억 원)보다 4583억 원(4.5%) 늘어 R&D 증가 액수도 1위다. 상반기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율은 9.8%에 이른다.
고용도 늘렸다.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의 국내 직원 수는 10만6700여 명으로 전년 동기(10만5044명)보다 1600명 이상 증가했다. 특히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시설 투자를 집행하며 고용을 늘린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시설 투자에도 총 17조1000억 원을 투입했다. 반도체 14조7000억 원, 디스플레이 1조6000억 원 등이다.
삼성전자 측은 “앞으로도 시장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시설 투자를 집행하는 한편 시스템반도체, 디스플레이 경쟁력 강화 등 미래 성장성을 위한 투자는 최대한 계획대로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삼성전자 다음으로 상반기 R&D 투자액이 가장 늘어난 곳은 SK하이닉스다. 1조7100억 원을 투자해 전년 동기(1조5314억 원)보다 1786억 원(11.7%) 늘었다. 매출에서 R&D가 차지하는 비율은 10.8%였다.
지난해 128단 낸드, 콘솔용 D램 R&D에 집중 투자했던 SK하이닉스는 올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서버, 게임 콘솔 등 수요가 급증하면서 톡톡히 수혜를 봤다. 이에 올 상반기에도 기존 제품 원가 경쟁력 강화 및 하이엔드 제품 개발을 위한 투자를 대폭 늘렸다. 직원 수도 2만7768명에서 2만8609명으로 늘렸다.
○ 정보기술(IT) 기업 투자 늘고, 인프라 산업은 위축
이 밖에 현대자동차(1752억 원), 네이버(1007억 원), 기아자동차(779억 원), 삼성SDI(594억 원), 넷마블(510억 원) 등의 순으로 전년 동기 대비 올해 상반기 R&D 투자 금액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 실적이 선방했거나 오히려 약진한 기업들이다.
반면 LG디스플레이(―3004억 원), 한국수력원자력(―413억 원), 두산중공업(―248억 원), ㈜두산(―241억 원), LG이노텍(―221억 원), 삼성전기(―118억 원) 등은 지난해보다 R&D 투자가 줄었다. 주로 전기, 에너지, 중장비 등 인프라 분야 위주로 R&D 투자가 위축된 셈이다.
LG디스플레이 측은 “지난해 말부터 R&D 비용 항목을 수정하고 정교화 작업을 진행해 직접 비교는 어렵다”며 “지난해 기준으로 하면 실제 투자금액은 큰 차이가 없고 매출 대비 비중은 오히려 조금 늘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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