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2분기에도 ‘감사의견 거절’ 받아… 주식거래 일시정지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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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정KPMG “기업 존속능력 의문”
새 투자자 찾기 뚜렷한 성과 없어

쌍용자동차가 올해 1분기(1∼3월)에 이어 감사법인으로부터 상반기(1∼6월) 재무제표도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다. 쌍용차 주식 매매 거래는 즉각 정지됐고, 2009년 회생절차(옛 법정관리) 이후 11년 만에 처음으로 다시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예정이다.

14일 쌍용차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감사인인 삼정KPMG는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 2157억 원, 반기순손실 2023억 원이 발생했고,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4624억 원 초과했다”며 “이런 상황은 계속기업으로서 존속능력에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고 지적하며 감사의견을 거절한다고 밝혔다.

쌍용차가 감사의견 거절을 공시하자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후 3시 19분 쌍용차의 주식 매매 거래를 정지했다. 거래소는 규정에 따라 18일 쌍용차를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고 19일 오전 9시 쌍용차 주식 거래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관리종목이란 상장법인이 갖춰야 할 최소한의 유동성을 갖추지 못했거나 영업실적 악화 등으로 부실이 심화돼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할 우려가 있는 종목을 말한다.

반기보고서 ‘의견 거절’은 한국거래소 규정상 관리종목 지정 사유다. 다음 반기보고서를 제출할 때까지 해당 사유를 해소하지 못하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등을 거쳐 상장폐지 수순에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쌍용차가 새 주인을 찾지 않는 이상 의견거절 사유를 해소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2017년 1분기부터 14분기째 연속 적자 상태인 쌍용차의 올해 상반기 적자 규모는 이미 지난해 연간 적자 규모인 2819억 원에 육박했다. 공적자금을 통한 회생도 여의치 않다. 지난달 초 KDB산업은행이 만기가 도래한 쌍용차 대출금 900억 원의 상환기한을 연말까지 연장했을 뿐 추가 지원에 대해선 “대주주의 고통 분담이 우선”이라며 선을 긋고 있다.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는 올해 1월만 해도 2300억 원을 투자한다고 했다가 4월엔 이를 철회하고 400억 원 일회성 지원 이외엔 더 이상 투자가 어렵다고 못을 박았다. 또 보유지분을 현재의 74.65%에서 50% 미만으로 낮추겠다며 새 투자자를 찾겠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답보 상태다.

서형석 skytree08@donga.com·김자현 기자
#쌍용자동차#감사법인#한국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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