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원에 소상공인 대출 대리신청” 브로커 등장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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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경제위기]
소진공센터 줄서기 여전하자 절박함 노린 SNS 광고 늘어

“10만 원 입금해 주시면 사전예약 대리 신청해 드립니다.”

21일 본보 기자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만난 한 브로커는 “소상공인 긴급대출 신청을 대신해준다”며 수수료로 10만 원을 요구했다. 그는 “여태 5건을 진행했고 전부 성공했다. 두 번 시도해서 성공 못 하면 전액 환불해준다”고 덧붙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들에게 주는 정부의 긴급대출 처리 속도가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면서 대리 신청 브로커까지 등장하고 있다. 긴급대출은 정부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을 통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에게 1000만 원을 대출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신용등급 4등급 이하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대출 문턱이 낮아 소상공인의 수요가 높은 편이다. 하루 평균 2900여 건의 대출 신청이 접수되고 있다.

정부는 소상공인들의 ‘줄 서기 사태’가 벌어지자 온라인으로도 사전예약을 받고 있다. 그런데 소진공 센터마다 하루에 접수할 수 있는 숫자가 제한돼 있어 신청을 늦지 않게 해야 하고, 본인 신용등급 확인과 사업자번호 입력, 회원 가입 등 절차가 복잡하다. 이 때문에 최근 인터넷카페 등에는 이런 절박한 상황에 놓인 소상공인들에게 접근하는 브로커들이 다수 활동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대리 신청을 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게 불법인지 여부는 좀 더 확인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사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이다. 선입금을 요구하는 브로커가 돈만 챙기고 신청은 해주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 대리 신청 과정에서 개인정보가 노출될 위험도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측은 “수수료 등을 요구하며 정책자금 신청을 대행한다는 광고에 현혹되지 말아 달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세종=남건우 기자 woo@donga.com
#소상공인 대출#대리신청#브로커#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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