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청약통장 594.8만개…경쟁률도 치솟아
'로또 분양' 기대감에 청약 인기 높아진 영향
매매시장은 코로나 여파로 급속히 얼어붙어
최근 부동산 매매시장 위축에도 서울 청약 시장은 과열 현상이 이어지면서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급격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3월 말 조사 기준 전국의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는 총 2417만231명으로 전월 2403만3094명 대비 13만7119명 늘어났다. 지난달 가입자수 증가폭 15만1603명에 비해 줄어들었다.
반면 서울지역 가입자는 3월 말 기준 총 594만8234명으로 전월 592만9308명 대비 1만8926명 증가했다. 지난달 가입자수 증가폭 1만5920명 보다 확대된 것이다.
부동산 매매 시장 위축에도 서울 청약 시장은 여전히 잠재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향후 서울과 수도권 등 인기 단지의 청약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실제로 최근 서울 분양단지들은 세 자릿수 경쟁률이 속출할 정도로 열기가 뜨겁다. 지난달 분양이 이뤄진 서울 강서구 마곡9단지와 서울 서초구 르엘 신반포 청약 경쟁률은 각각 146대 1, 124대 1을 기록했다.
주변 아파트 시세에 비해 저렴한 분양 가격과 새 아파트 선호 현상이 강해지면서 청약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청약 광풍은 서울 뿐 아니라 안산, 인천, 대구 등에서도 나타난다. 지난 7일 분양한 안산 단원구의 ‘안산 푸르지오 브리파크’ 분양에는 342가구 모집에 1만4266명(41.7대 1)이 몰렸고, 대구 중구의 ‘힐스테이트 도원 센트럴’ 분양에는 639가구 모집에 1만7880명(27.9대 1)이 신청했다.
한때 미분양의 무덤으로 불린 인천 검단신도시의 ‘우미린 에코뷰’도 270가구 모집에 7346명(27.2대 1)이 몰렸다. 이는 검단신도시 공급 아파트 가운데 최다 접수 건수이자 최고 경쟁률이다.
이 같은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건설사들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10대 건설사의 올해 2분기 일반분양 예정물량이 5만5000여 가구에 달한다. 올해 1분기에 공급된 물량보다 2배가량 많은 수치다.
서울에서는 호반건설이 오는 21일 ‘호반써밋 목동’ 1순위 청약에 나선다. 롯데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도 다음 달 초 각각 ‘노원 롯데캐슬 시그니처’, ‘우장산숲 아이파크’ 분양에 나선다.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팀장은 “코로나 사태 장기화가 분양시장의 변수이긴 하지만 분양시장 분위기를 이어가려는 건설사가 많고,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3개월 유예되면서 재건축과 재개발 추진도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청약 시장에 투기 수요를 차단하고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하기 위한 제도 개선 작업을 벌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7일부터 수도권 분양단지의 청약 1순위 자격을 얻기 위한 거주기간 요건을 기존 1년에서 2년으로 연장하는 규칙을 시행했다. 또 분양가 상한제 주택 등을 당첨 받으면 10년간 재당첨 받지 못하도록 했다.
청약 시장 인기가 뜨거운 반면 매매시장은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4% 떨어져 4주 연속 하락했다. 특히 서초구는 이번 주 0.14% 하락했는데, 지난 2016년 11월 0.20% 하락 이후 3년5개월 만에 최대 낙폭이다.
최근 강남3구 고가 아파트 단지는 급매물만 겨우 거래가 이뤄질 정도로 매수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상황이다.
이 같은 하락세는 서울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노원구는 이번 주 0.05% 상승해 지난 주(0.14%)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둔화됐다.
이밖에 성동구(0.04%), 성북구(0.04%), 은평구(0.04%), 관악구(0.06%) 등도 상승폭이 지난 주에 비해 둔화되는 모습을 나타냈다.
부동산114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강남권이 본격 하락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매수자 관망이 확산되면서 노원, 구로, 도봉을 비롯한 비강남권의 상승 동력도 한풀 꺾인 분위기”라며 “규제책과 경기침체 장기화, 매수자 관망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수도권 집값 상승세가 꺾이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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