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가 공실률, 통계 작성 이후 최고 수준…“지방 상권 침체 심각”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26일 17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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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 상가공실률이 통계 작성 이후 최고 수준까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상가 공급은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지만 내수 및 지방경기 위축으로 자영업이 타격을 입고 있기 때문이다. 배달앱과 온라인 마켓이 활성화되며 오프라인 상가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26일 한국은행의 ‘2019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상가 공실률은 올해 3분기(9월말 기준) 11.5%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3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도권과 지방의 공실률 격차가 뚜렷했다. 수도권의 공실률은 9.6%로 평균을 밑돌았지만 지방 광역시(13.3%)와 그 외 지방(14.6%) 등 비수도권 지역의 공실률은 상대적으로 높았다.

지방 중에서는 대기업 등이 최근 공장 문을 닫거나 제조업 경기가 휘청거리는 지역을 중심으로 공실률이 높게 나타났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중대형상가 공실률은 세종(18.4%) 경북(17.7%) 전북(17.3%), 울산(17.0%) 등이 전국 평균(11.5%)을 크게 상회했다. 상가 투자수익률도 수도권은 7.2%였지만 지방 광역시는 5.6%에 그쳤고, 그 외 지방은 4.3%로 더 낮았다.

전문가들은 경제 전반의 활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노력마저 부족해 이 같은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경제성장이 둔화되면서 몇 해 전부터 지방 상권이 심각하게 침체되고 있다”며 “거주여건이나 교통 인프라 개선 등을 위한 정책이 수도권에만 집중돼 격차가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가계부채 증가세는 이전보다 둔화됐지만, 여전히 빚이 소득보다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월 말 기준 가계부채 부담 능력을 나타내는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60.3%로 1년 전보다 2.9%포인트 올랐다. 특히 60세 이상 고령층의 가계부채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더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의 재무건전성도 악화되고 있다. 기업들의 부채비율은 6월 말 기준 77.6%로 지난해 말 보다 2.3%포인트 올랐고,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이자보상배율도 올 상반기(1~6월) 4.4배로 작년 같은 기간(9.0배)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실적 악화로 기업들의 신용등급도 불안정한 상황이다. 국내 및 해외 신용평가사가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기업 비중은 지난해보다 각각 2.1%포인트, 10.6%포인트 씩 증가했다.

김자현기자 zion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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