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M&A 실패 애경…이스타 인수로 ‘실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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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2월 18일 14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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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운영 여객기(뉴스1DB)© 뉴스1
제주항공 운영 여객기(뉴스1DB)© 뉴스1
현대산업개발에 밀려 아시아나항공 M&A(기업 인수합병)에 실패한 애경그룹이 이스타항공 인수로 선회했다. 업황 위축 속에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아시아나 매각에 따른 항공업 재편 움직임에 공격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제주항공을 자회사로 둔 애경그룹에게는 이스타 인수 후 다른 저비용항공사(LCC)를 품에 안을 기회도 열려있다.

애경그룹이 제주항공과의 결합 시너지가 큰 LCC를 콕 집어 인수하면서 일각에서는 아시아나를 통째로 가져간 현대산업개발보다 더 실익을 챙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와 주식매매계약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양해각서에 따라 제주항공은 연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계획이다. 인수 주식은 이스타항공 보통주 487만1000주다. 지분율은 51.17%다.

애경은 제주항공 경영으로 축적한 노하우와 노선 경쟁력을 기반으로 이스타항공을 합병하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항공사간 인수합병을 통해 체급을 키우면 규모의 경제효과로 중복비용 절감이 가능해서다.

덩치도 LCC 1위 지위를 넘어 국적항공사 2위인 아시아나와 대등한 경쟁이 가능할 정도로 커진다. 현재 제주항공은 45대의 여객기를 운용 중이다. 이스타항공 운용 기체는 23대로 이를 더하면 기단 규모가 70대 수준으로 커진다. 아시아나 운용 여객기는 80여대다.

더욱이 애경그룹은 업황 위축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다른 LCC 인수에 나설 여력도 충분하다. 아시아나 인수를 위해 준비한 조 단위 실탄을 LCC M&A로 돌리면 큰 위험부담 없이 덩치를 키울 수 있다는 의미다.

후보군으로는 아시아나 자회사인 에어부산 등이 거론된다. 다만 현대산업개발이 에어부산을 자회사로 올리는 식으로 공정거래법 위반 문제를 해소할 가능성이 있어 실제 인수추진이 가능할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을 최종 인수하면 HDC그룹 지배구조는 지주사인 HDC→현대산업개발→아시아나항공→아시아나항공 자회사 체제로 재편된다. 아시아나항공 자회사는 에어부산, 아시아나IDT, 에어서울, 아시아나개발, 아시아나세이버, 아시아나에어포트 등 6개다. 이들 6개 회사는 지주사인 HDC의 증손회사가 된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체제에서 증손회사가 인정받으려면 손자회사가 자회사(지주사 증손회사) 지분 100%를 보유해야 한다. 해당 지배구조에서 지주사의 손자회사는 아시아나항공이다.

아시아나를 통해 증손회사 지분을 사들여야하는데 에어부산만 타주주 지분율이 45%가 넘는다. 현대산업개발은 이 문제를 해소하고자 에어부산을 자회사로 격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재매각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신규 항공사 출범에 따른 경쟁 과열로 이스타 외에 다른 LCC가 차후 매물로 나올 가능성도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이스타항공에 먼저 매각을 제안했고 항공산업 발전 차원에서 이스타가 이를 수용했다”며 “항공사간 결합의 LCC 사업모델 운영효율을 극대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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