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상한제 앞 ‘전세버티기’ 가세…가을 전셋값 ‘들썩’

  • 뉴시스
  • 입력 2019년 9월 18일 10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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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셋값 11주째 오름세…전국 96주만에 상승전환
가을 이사철에 청약대기수요 가세
"서울 전세시장 당분간 상승세 이어질 듯"

“전세 매물 자체가 귀한 편이에요. 찾는 사람은 많은데 공급 물량은 적으니 가격이 오를 수밖에요. 지금은 호가를 높여 불러도 계약이 잘 되는 편입니다.”(서울 영등포구 A공인중개사)

“지난달 전세계약이 만료됐는데 연장했습니다. 집을 살까도 고민했는데 집값도 많이 올랐고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된다고 하니 청약에 도전해 보려고 합니다.”(40대 부부)

가을 전세시장이 심상치 않다. 추석 연휴가 끝나면서 본격적인 가을 이사철이 시작된 가운데 분양가상한제 확대 시행을 앞두고 전세 버티기로 눌러 앉은 청약 대기 수요가 가세하면서 전세 매물 몸값이 오르고 있다. 전세 세입자들이 계약을 연장하면서 일부 지역에선 매물 품귀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18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0.04% 올랐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소강기를 맞아 전주(0.05%)보다 상승폭은 줄었지만 지난 7월 첫째 주부터 11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국 기준으론 0.01% 오르며 지난 2017년 11월 첫째 주 이후 1년10개월(96주)만에 상승 전환했다.

영등포구가 0.09%로 가장 많이 올랐고 도봉·양천구(0.07%)와 강남·서초구(0.06%)도 오름폭이 컸다. 성동·광진·동작구도 각 0.05% 상승했다. 특히 입주 10년이 안 된 새아파트가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준공시기별로 5~10년은 0.11%, 5년 이하는 0.06% 올랐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도 11주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대출 규제로 자금 여력이 줄어든데다 가을 이사철, 자사고 폐지 등의 영향을 받아 학군이 좋은 지역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뛴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해 준공한 강남구 대치SK뷰 전용 93.4㎡의 경우 지난 7월 초 13억5000만원이던 전셋값이 8월 14억, 이달 초 15억으로 두 달 사이 1억5000만원 뛰었다. 준공한지 15년 된 역삼래미안 전용 59㎡가 지난 7월 6억5000만원에서 이달 7억으로 5000만원 올랐다.

동작구 사당동 삼성래미안 전용 114㎡는 지난 7월 5억원(15층)이었으나 이달 초 1억7000만원 오른 6억7000만원(14층)에 거래됐다. 동작구 흑석동 흑석한강센트레빌Ⅱ 전용 84㎡는 지난 7월 5억5000만원(10층)에서 8월 5억8000만원(3층), 이달 6억2000만원(2층)으로 7000만원 상승했다.

여기에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령 발효를 앞두고 청약 대기 수요가 가세하면서 전셋값을 밀어올리고 있다.

강남구 D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주택구매력이 있지만 상한제 시행을 기다리겠다며 매수 의사를 철회하고 돌아간 경우도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상한제 시행 이후 저렴하게 분양을 받으려는 청약 대기 수요가 전세시장에 머무르면서 전셋값을 밀어올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며 “당분간 서울은 전셋값 오름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동구 고덕그라시움(5000여 가구, 9월), 고덕센트럴아이파크(1745가구, 12월), 고덕롯데캐슬베네루체(1859가구, 12월) 등 하반기에 예정된 입주 물량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다만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시각이 많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서울에서 2만여 가구의 입주 물량이 예정돼 있어 전세 수요를 어느 정도 흡수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공급 물량이 일부 지역에 국한돼 있고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서울 전세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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